비디오 시대, 오디오 콘텐츠가 뜬다
2021년 05월 10일(월) 23:00 가가
지금은 ‘오디오’ 시대…‘눈’ 아닌 ‘귀’로 즐기시라
IT·오디오 융합
‘음원 스트리밍’ ‘오디오 플랫폼’ 등
MZ세대 중심 빠르게 성장
자율감각 자극 ‘ASMR’ 열풍
팟캐스트 서비스 ‘팟빵’ ‘스푼’
접근성·편의성 높인 ‘오디오북’
IT·오디오 융합
‘음원 스트리밍’ ‘오디오 플랫폼’ 등
MZ세대 중심 빠르게 성장
자율감각 자극 ‘ASMR’ 열풍
팟캐스트 서비스 ‘팟빵’ ‘스푼’
접근성·편의성 높인 ‘오디오북’
비디오 시대에 ‘귀로 듣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오디오 플랫폼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오디오 북(Audiobook), 팟캐스트(인터넷 라디오), 음성기반 소셜미디어(클럽하우스), ‘오디오 드라마’, ‘오디오 매거진’ 등 오디오 콘텐츠 생태계가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특히 ‘듣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오디오 콘텐츠는 MZ 세대(1980년대 후반~200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콘텐츠 소비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제 누구나 오디오 콘텐츠를 즐겨 듣고, 만들 수도 있는 시대다.
◇오디오 콘텐츠 시장 ‘춘추전국시대’
“보는 거보다 듣는 게 더 좋아요. 귀로 ‘정보’를 얻으면서 ‘멀티태스킹’(Multitasking·다중작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20대 직장인 K씨는 팟캐스트(Podcast·인터넷 망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애청자다. 2년여 전 팟캐스트를 처음 접하고 “스마트 폰으로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니!”하며 놀란 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됐다. 시사에 관심이 높은 그는 아이폰에 탑재된 오디오서비스 플랫폼인 ‘팟캐스트’를 통해 4·7 재보궐선거 등 정치·경제 이슈를 다루는 ‘듣똑라’(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 등을 구독하고 있다. 또 ‘SBS 컬투쇼 레전드 사연’과 예스24가 제작하는 도서관련 팟캐스트 ‘책읽아웃’도 즐겨듣는다. 아무래도 근무시간대를 피해 버스로 이동하는 출·퇴근길이나 퇴근 후 집에 머무르면서 주로 듣게 된다.
모든 오디오 콘텐츠는 전파로 수신하는 라디오가 아닌 늘 몸에 지니고 있는 스마트 폰을 활용한다. 그래서 무선 이어폰이 필수적이다. 잠들기 전에는 ‘비누 깎는 소리’와 같이 단순하게 반복되는 ‘ASMR’(자율감각쾌락반응·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소리콘텐츠)을 듣는다.
IT(정보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전통미디어(Legacy Media)인 라디오 대신 편하게 귀로 즐기는 새로운 ‘오디오 콘텐츠’가 등장했다. 이어 IT와 오디오가 융합한 ‘오디오 플랫폼’과 ‘음원 스트리밍(다운로드 없이 온라인 재생) 서비스’ 등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MZ 세대의 ‘귀’를 사로잡기 위한 치열한 오디오 콘텐츠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는 ‘말로 하는 SNS’(클럽하우스), ‘귀로 듣는 웹툰’, ‘오디오 드라마’, ‘오디오 매거진’ 등 불과 몇 년 전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으로 무한 진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 폰 하나로 누구나 자유롭게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라디오 DJ’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이러한 최근의 오디오 서비스 산업 흐름을 ▲오디오 플랫폼 ▲오디오 북 ▲음원 플랫폼’(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분야로 나눠 살펴본다.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오디오 콘텐츠’
KB 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 2020년 4월 발표한 연구자료 ‘비디오 시대에 다시 급부상하고 있는 오디오 서비스’에서 “청각미디어인 오디오는 시각미디어인 비디오에 밀려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가 되었지만 최근 IT기술과 융합하여 새로운 트렌드 서비스로 주목된다”고 밝혔다. 오디오서비스 시장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로 ‘오디오가 지닌 강력한 멀티태스킹(다중작업) 특성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밖에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형성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오디오 콘텐츠 전성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영상매체와 활자의 홍수 속에서 인간의 ‘소리’가 갖는 특성이 오디오 콘텐츠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현재 국내 대표적인 오디오 플랫폼으로는 국내 최대 팟캐스트 서비스인 ‘팟빵’(Podbbang)을 비롯해 ‘네이버 오디오 클립’(audio clip), ‘스푼’(SPOON),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를 포함해 17개 방송사가 연합해 만든 ‘티팟’(Tpod) 등이 있다.
오디오북은 전문 성우나 인기작가나 스타, 베스트셀러 저자들이 텍스트를 읽어주는 책 콘텐츠이다. 이러한 낭독의 힘은 청취자 또는 독자의 감정과 정서,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때처럼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책을 읽는 게 아니라 틈틈이 들으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오디오북이 텍스트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요즘 세태에 부합하는 ‘편의성’과 책을 낭독해주는 사람의 목소리가 전달해주는 ‘감성’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네이버 오디오 클립’과 ‘밀리의 서재’, ‘윌라’ 등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스웨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스토리텔’(storytel)이 2019년 2월에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디오북 낭독자는 다채롭다. 소설가 김영하가 읽어주는 ‘완벽한 아이’를 비롯해 가수 요조, 배우 김태리, 봅슬레이선수 김동현 등 ‘샐럽’들이 낭독하는 오디오북도 대여하거나 구매해 들어볼 수 있다.
한국은 2019년 기준 세계 6위의 오디오 콘텐츠(음원) 시장이다. 카카오 ‘멜론’(MELON)과 KT ‘지니뮤직’, SKT ‘FLO’(플로) 등이 국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IT 플랫폼 기업과 대형 통신기업이 운영한다. 오디오 콘텐츠 시장 확대에 발맞춰 업체들은 사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단순한 음원 스트리밍에서 그치지 않고 오디오북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스웨덴에서 창업한 ‘SPOTIFY’(스포티파이) 또한 올 상반기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Listening is Everything’을 모토로 내세운 ‘스포티파이’는 92개국 3억2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글로벌 1위업체이다. 앞으로 국내 콘텐츠 시장을 전략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오디오 콘텐츠의 미래는?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다. ‘백색소음’으로도 불리는 ASMR은 흔히 심리안정과 집중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ASMR은 ‘코로나 19’ 확산 속에서 오디오 콘텐츠의 한 분야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별생각 없이 들을 수 있고, 귀에 기분좋은 자극을 지속적으로 주는 소리에 대한 수요가 있다.
전통 미디어인 라디오 역시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다. IT 발달에 따라 생방송중인 스튜디오 모습을 볼 수 있는 ‘보는 라디오’와 국악방송 ‘덩더꿍’ 과 같은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며 DJ와 소통할 수 있다.
AI(인공지능)와 IT의 발달은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꾸준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다. 앞으로 라디오, 또는 오디오 콘텐츠 산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아직 확실한 답을 얻을 수는 없다. 라디오 전파를 처음으로 쏘아 올리던 100년 전, 지금의 오디오 시대를 상상할 수 없었듯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요즘 우리 모두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니 음악의 힘으로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아질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죠.”
지난해 5월 22일 밤 10시.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목소리가 민간방송 ‘도쿄FM’ 전파를 탔다. 2년 전인 2018년 8월에 ‘라디오 DJ’로 깜짝 데뷔한 그는 두 달에 한번 꼴로 ‘무라카미 라디오’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해오고 있었다. ‘코로나 19’ 때문에 방송국 스튜디오가 아닌 자택 서재에서 혼자서 진행한 이날 ‘홈스테이’(Home Stay) 특별방송 주제는 ‘밝은 내일을 위한 음악’이었다. 첫 곡은 The Modern Folk Quartet의 ‘Look For The Silver Lining’. 그는 “영어에는 ‘어떤 구름도 뒤편은 은빛으로 빛나고 있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반드시 거기에 밝은 이면이 있다”면서 ‘코로나 19’로 힘들어 하는 청취자들에게 ‘내일을 믿자’라는 긍정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처럼 시대가 변하고, 인공지능이 발달한다 해도 인간의 ‘따뜻한’ 감정이 담겨있는 목소리의 ‘본질’만은 변함없을 듯하다. AI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라 믿기 때문이다. 나만의 ‘오디오 콘텐츠’에 귀를 기울여보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보는 거보다 듣는 게 더 좋아요. 귀로 ‘정보’를 얻으면서 ‘멀티태스킹’(Multitasking·다중작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20대 직장인 K씨는 팟캐스트(Podcast·인터넷 망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애청자다. 2년여 전 팟캐스트를 처음 접하고 “스마트 폰으로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니!”하며 놀란 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됐다. 시사에 관심이 높은 그는 아이폰에 탑재된 오디오서비스 플랫폼인 ‘팟캐스트’를 통해 4·7 재보궐선거 등 정치·경제 이슈를 다루는 ‘듣똑라’(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 등을 구독하고 있다. 또 ‘SBS 컬투쇼 레전드 사연’과 예스24가 제작하는 도서관련 팟캐스트 ‘책읽아웃’도 즐겨듣는다. 아무래도 근무시간대를 피해 버스로 이동하는 출·퇴근길이나 퇴근 후 집에 머무르면서 주로 듣게 된다.
현재 MZ 세대의 ‘귀’를 사로잡기 위한 치열한 오디오 콘텐츠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는 ‘말로 하는 SNS’(클럽하우스), ‘귀로 듣는 웹툰’, ‘오디오 드라마’, ‘오디오 매거진’ 등 불과 몇 년 전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으로 무한 진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 폰 하나로 누구나 자유롭게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라디오 DJ’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이러한 최근의 오디오 서비스 산업 흐름을 ▲오디오 플랫폼 ▲오디오 북 ▲음원 플랫폼’(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분야로 나눠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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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방송사 팟캐스트 플랫폼 ‘티팟’ |
KB 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 2020년 4월 발표한 연구자료 ‘비디오 시대에 다시 급부상하고 있는 오디오 서비스’에서 “청각미디어인 오디오는 시각미디어인 비디오에 밀려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가 되었지만 최근 IT기술과 융합하여 새로운 트렌드 서비스로 주목된다”고 밝혔다. 오디오서비스 시장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로 ‘오디오가 지닌 강력한 멀티태스킹(다중작업) 특성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밖에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형성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오디오 콘텐츠 전성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영상매체와 활자의 홍수 속에서 인간의 ‘소리’가 갖는 특성이 오디오 콘텐츠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현재 국내 대표적인 오디오 플랫폼으로는 국내 최대 팟캐스트 서비스인 ‘팟빵’(Podbbang)을 비롯해 ‘네이버 오디오 클립’(audio clip), ‘스푼’(SPOON),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를 포함해 17개 방송사가 연합해 만든 ‘티팟’(Tpod) 등이 있다.
오디오북은 전문 성우나 인기작가나 스타, 베스트셀러 저자들이 텍스트를 읽어주는 책 콘텐츠이다. 이러한 낭독의 힘은 청취자 또는 독자의 감정과 정서,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때처럼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책을 읽는 게 아니라 틈틈이 들으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오디오북이 텍스트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요즘 세태에 부합하는 ‘편의성’과 책을 낭독해주는 사람의 목소리가 전달해주는 ‘감성’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네이버 오디오 클립’과 ‘밀리의 서재’, ‘윌라’ 등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스웨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스토리텔’(storytel)이 2019년 2월에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디오북 낭독자는 다채롭다. 소설가 김영하가 읽어주는 ‘완벽한 아이’를 비롯해 가수 요조, 배우 김태리, 봅슬레이선수 김동현 등 ‘샐럽’들이 낭독하는 오디오북도 대여하거나 구매해 들어볼 수 있다.
한국은 2019년 기준 세계 6위의 오디오 콘텐츠(음원) 시장이다. 카카오 ‘멜론’(MELON)과 KT ‘지니뮤직’, SKT ‘FLO’(플로) 등이 국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IT 플랫폼 기업과 대형 통신기업이 운영한다. 오디오 콘텐츠 시장 확대에 발맞춰 업체들은 사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단순한 음원 스트리밍에서 그치지 않고 오디오북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스웨덴에서 창업한 ‘SPOTIFY’(스포티파이) 또한 올 상반기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Listening is Everything’을 모토로 내세운 ‘스포티파이’는 92개국 3억2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글로벌 1위업체이다. 앞으로 국내 콘텐츠 시장을 전략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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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다. ‘백색소음’으로도 불리는 ASMR은 흔히 심리안정과 집중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ASMR은 ‘코로나 19’ 확산 속에서 오디오 콘텐츠의 한 분야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별생각 없이 들을 수 있고, 귀에 기분좋은 자극을 지속적으로 주는 소리에 대한 수요가 있다.
전통 미디어인 라디오 역시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다. IT 발달에 따라 생방송중인 스튜디오 모습을 볼 수 있는 ‘보는 라디오’와 국악방송 ‘덩더꿍’ 과 같은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며 DJ와 소통할 수 있다.
AI(인공지능)와 IT의 발달은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꾸준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다. 앞으로 라디오, 또는 오디오 콘텐츠 산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아직 확실한 답을 얻을 수는 없다. 라디오 전파를 처음으로 쏘아 올리던 100년 전, 지금의 오디오 시대를 상상할 수 없었듯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요즘 우리 모두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니 음악의 힘으로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아질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죠.”
지난해 5월 22일 밤 10시.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목소리가 민간방송 ‘도쿄FM’ 전파를 탔다. 2년 전인 2018년 8월에 ‘라디오 DJ’로 깜짝 데뷔한 그는 두 달에 한번 꼴로 ‘무라카미 라디오’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해오고 있었다. ‘코로나 19’ 때문에 방송국 스튜디오가 아닌 자택 서재에서 혼자서 진행한 이날 ‘홈스테이’(Home Stay) 특별방송 주제는 ‘밝은 내일을 위한 음악’이었다. 첫 곡은 The Modern Folk Quartet의 ‘Look For The Silver Lining’. 그는 “영어에는 ‘어떤 구름도 뒤편은 은빛으로 빛나고 있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반드시 거기에 밝은 이면이 있다”면서 ‘코로나 19’로 힘들어 하는 청취자들에게 ‘내일을 믿자’라는 긍정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처럼 시대가 변하고, 인공지능이 발달한다 해도 인간의 ‘따뜻한’ 감정이 담겨있는 목소리의 ‘본질’만은 변함없을 듯하다. AI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라 믿기 때문이다. 나만의 ‘오디오 콘텐츠’에 귀를 기울여보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