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 조선대학교 명예교수] 행복해지려면 도시를 바꿔라
2021년 04월 26일(월) 23:00 가가
“행복해지려면 도시를 바꾸어라.” 콜롬비아 보고타 시장을 역임한 엘리케 페날로사가 한 말이다. 그는 사람을 존중하는 도시만이 시민들에게 존중을 받을 수 있다면서 왜 도시공간을 공유해야 하는가, 왜 시민들이 공원과 아름다운 장소에 접근해야 하는가, 왜 시민들이 쉽게 이동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공공 공간에는 사람들이 소외당하지 않고 평등하다고 느끼게 하는 힘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시민들이 보다 건강하고, 자유롭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려면 먼저 시장들이 가지고 있는 도시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취임 전 계획됐던 광활한 고가 고속도로망을 포기하고 300km 자전거도로를 개설했다. 또 뉴욕 센트럴파크보다 넓은 공원을 포함한 600개 공원 네트워크를 조성했다. 자동차의 운행 규제와 함께 불법주차를 엄격하게 단속하는 등 혁신적 도시 정책을 시행하기도 했다. 그는 30달러짜리 자전거를 가진 시민이나 3만 달러짜리 외제차를 가진 시민이나 똑같이 소중함을 보여 주는 요소가 자전거도로라고 말했다.
근래 선진 외국 도시들 가운데는 자동차 지배 도시에서 사람 친화적 도시로 변모하며 다양한 도시 비전을 실현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행복한 도시는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의 공공 공간에서 인간관계를 맺으며 형성된 사회적 신뢰가 충만한 평등 도시다. 또 사람들이 모여서 형성된 공유인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사회적 결속이 도시 번영의 기반이 되는 공동체 도시다. 끼리끼리 모여 사는 계층문화에서 벗어나서 모두가 배려하면서 소외됨 없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이기도 하다.
‘행복도시’ 저자 몽고메리는 개인의 행복은 도시 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이웃을 더 신뢰하는 도시가 생활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또 자신이 지역 공동체에 속해 있다고 느낀 사람의 생활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이처럼 도시를 바꾸려는 노력은 산업적·기능적 합리성을 최대 가치로 삼고 자동차를 앞세워 도시를 확장하던 근대 도시계획 사조가 여러 도시 문제를 만들어 왔음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데서 출발했다. 또 소자녀·고령화 사회 도래와 함께 나타난 혈연가족 붕괴, 빈곤 노인 증가, 절연 생활이 만든 고독 등이 심각한 도시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데서도 기인한다. 아파트만 하더라도 산업적·기능적 합리성을 실현하기 위해서 분양과 임대, 큰 평수와 작은 평수별로 구분해 배치하면서 계층 문화가 고착화 되고 거주 불평등이 일어나고 있다.
20세기 도시는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분업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분리와 개별성의 도시였다. 특히 현존주의에 매몰돼 토지의 공공 가치를 상실하고, 재산 증식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한 도시였다.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리차트 로저스는 도시에서 공공 공간이 무시되면서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빈곤과 고립은 심화된다며 공공 공간의 소멸은 연쇄적 쇠퇴를 일으킬 심각한 사회 현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처럼 사람을 위한 공공 공간이 무시되면 사회적 관계성은 형성되지 않는다. 아파트에서 공공 공간이 무시되고 규격적이고 획일적인 배치를 하게 되면 도시 공간에 다양한 사회적 접촉 공간이 있다고 해도 사회적 관계성은 회복되지 않는다. 건축에 무장애(Barrier-Free) 설계가 잘 돼 있다고 해도 도시 공간이 자동차 친화적이면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집 밖에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와 쉴 수 있는 벤치가 있고, 사람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식사 등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도시 디자인이 있어야 한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지 않아도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 자기 집에서도 외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앞으로 도시의 경우 인간관계가 낮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가 절연 생활을 강요하면서는 더욱 그런 현상을 직접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도시가 단순히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장만이 아닌, 정보를 만들어 교환하는 장이 된 지가 오래됐다. 여전히 다양한 가치관과 삶, 문화 방식을 갖는 집단과 계층은 물론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 섞여서 소통하는 도시가 좋은 도시다. 이제 행복해지려면 물리적인 공간을 사회적 공간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것이 21세기 도시에 부여된 책무이기도 하다. 행복한 도시를 기대한다.
이처럼 도시를 바꾸려는 노력은 산업적·기능적 합리성을 최대 가치로 삼고 자동차를 앞세워 도시를 확장하던 근대 도시계획 사조가 여러 도시 문제를 만들어 왔음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데서 출발했다. 또 소자녀·고령화 사회 도래와 함께 나타난 혈연가족 붕괴, 빈곤 노인 증가, 절연 생활이 만든 고독 등이 심각한 도시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데서도 기인한다. 아파트만 하더라도 산업적·기능적 합리성을 실현하기 위해서 분양과 임대, 큰 평수와 작은 평수별로 구분해 배치하면서 계층 문화가 고착화 되고 거주 불평등이 일어나고 있다.
20세기 도시는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분업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분리와 개별성의 도시였다. 특히 현존주의에 매몰돼 토지의 공공 가치를 상실하고, 재산 증식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한 도시였다.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리차트 로저스는 도시에서 공공 공간이 무시되면서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빈곤과 고립은 심화된다며 공공 공간의 소멸은 연쇄적 쇠퇴를 일으킬 심각한 사회 현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처럼 사람을 위한 공공 공간이 무시되면 사회적 관계성은 형성되지 않는다. 아파트에서 공공 공간이 무시되고 규격적이고 획일적인 배치를 하게 되면 도시 공간에 다양한 사회적 접촉 공간이 있다고 해도 사회적 관계성은 회복되지 않는다. 건축에 무장애(Barrier-Free) 설계가 잘 돼 있다고 해도 도시 공간이 자동차 친화적이면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집 밖에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와 쉴 수 있는 벤치가 있고, 사람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식사 등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도시 디자인이 있어야 한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지 않아도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 자기 집에서도 외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앞으로 도시의 경우 인간관계가 낮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가 절연 생활을 강요하면서는 더욱 그런 현상을 직접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도시가 단순히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장만이 아닌, 정보를 만들어 교환하는 장이 된 지가 오래됐다. 여전히 다양한 가치관과 삶, 문화 방식을 갖는 집단과 계층은 물론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 섞여서 소통하는 도시가 좋은 도시다. 이제 행복해지려면 물리적인 공간을 사회적 공간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것이 21세기 도시에 부여된 책무이기도 하다. 행복한 도시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