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고요하지 않다, 나무·새·곤충·물고기들의 속삭임 엿듣기
2021년 04월 23일(금) 11:30 가가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점차 신록이 우거져간다. 나날이 산빛은 푸르고 수목도 무성해진다. 숲은 무수한 생명들의 거처다. 아니 지구는 다양한 동물과 식물이 끊임없이 소통하는 공간이다. 인간만이 소통을 한다거나, 허풍을 떤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다시 말해 숲은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고요하지 않다.
지구상의 수많은 생명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소통한다. 방식은 인간의 그것보다 훨씬 뛰어나고 정교하다.
독일의 여성생물학자 마들렌 치게는 자연에서 벌어지는 동물과 식물의 다양한 소통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그는 자연 특유의 소통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인간의 삶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그의 저서 ‘숲은 고요하지 않다’는 고요한 숲 속에 울려 퍼지는 자연의 오케스트라를 이야기한다.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의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단세포 생물부터 균류, 식물, 동물을 아우른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의 저자 우종영은 “마들렌 치게는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자연의 질서에 공감하는 것이 최고의 힐링이며, 놀라운 통찰력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우리도 자연의 일부이기에 나무와 새, 곤충, 물고기들의 속삭임을 알아듣기를 원한다면 이 책을 들고 숲으로 가야 한다”고 상찬한다.
책을 관통하는 모티브는 바이오커뮤니케이션이다.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바이오는 ‘생명’을 뜻하고 라틴어에 기원을 둔 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생명체 간의 활발한 정보 전달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주제로 수렴된다.
카멜레온이나 오징어 같은 생물 외에는 일반적으로 시각적 정보로 신호를 보낼 수 없다. 생명체는 매우 다채로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전자에너지나, 색소 또는 냄새로 화학정보를 송신하기도 한다.
“귀뚜라미와 여치는 청각 면에서 다른 여러 곤충보다 그들의 다리 길이만큼 뛰어나다. 이른바 ‘고막기관’이 그들의 앞다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 고막기관은 막으로 덮인 일종의 공기주머니인데, 이 막은 우리의 고막과 같은 기능을 하고 외부매체의 압력 변화에 공명한다.”
다른 생물들도 마찬가지다. 지빠귀는 자신을 노리는 천적을 속이기 위해 암호를 발신하며 토끼는 ‘공중변소’를 이용해 동료와 정보를 교환한다. 플라나리아는 눈 대신 세포를 이용해 시각정보를 받아들인다.
생존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동물은 싸우거나 도망가거나, 죽은 척이라도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식물은 정착성 때문에 가시나 독, 화학적 신호를 매개로 포식자로부터 보호한다. 비늘송이버섯은 숙주식물 언어를 이용해 성장과 생존을 한다. 혼합림과 침엽수림에서 나무들과 공생하는데 ‘인돌-3-아세트산’이라는 화학물질을 나무와 똑같이 생산한다.
저자는 생명체의 공존은 같은 공간에 사는 수많은 다른 생명체와의 소통과 조화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정보의 발신과 수신을 통해 ‘무지’를 줄인다는 것이다. 의사소통이 인간의 발명품이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치 꽃이 특정 시각 신호를 보내 수분할 확률을 높이는 것처럼, 소통은 그렇게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연결해준다. <흐름출판·1만8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독일의 여성생물학자 마들렌 치게는 자연에서 벌어지는 동물과 식물의 다양한 소통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그는 자연 특유의 소통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인간의 삶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그의 저서 ‘숲은 고요하지 않다’는 고요한 숲 속에 울려 퍼지는 자연의 오케스트라를 이야기한다.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의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단세포 생물부터 균류, 식물, 동물을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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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이나 오징어 같은 생물 외에는 일반적으로 시각적 정보로 신호를 보낼 수 없다. 생명체는 매우 다채로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전자에너지나, 색소 또는 냄새로 화학정보를 송신하기도 한다.
“귀뚜라미와 여치는 청각 면에서 다른 여러 곤충보다 그들의 다리 길이만큼 뛰어나다. 이른바 ‘고막기관’이 그들의 앞다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 고막기관은 막으로 덮인 일종의 공기주머니인데, 이 막은 우리의 고막과 같은 기능을 하고 외부매체의 압력 변화에 공명한다.”
다른 생물들도 마찬가지다. 지빠귀는 자신을 노리는 천적을 속이기 위해 암호를 발신하며 토끼는 ‘공중변소’를 이용해 동료와 정보를 교환한다. 플라나리아는 눈 대신 세포를 이용해 시각정보를 받아들인다.
생존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동물은 싸우거나 도망가거나, 죽은 척이라도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식물은 정착성 때문에 가시나 독, 화학적 신호를 매개로 포식자로부터 보호한다. 비늘송이버섯은 숙주식물 언어를 이용해 성장과 생존을 한다. 혼합림과 침엽수림에서 나무들과 공생하는데 ‘인돌-3-아세트산’이라는 화학물질을 나무와 똑같이 생산한다.
저자는 생명체의 공존은 같은 공간에 사는 수많은 다른 생명체와의 소통과 조화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정보의 발신과 수신을 통해 ‘무지’를 줄인다는 것이다. 의사소통이 인간의 발명품이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치 꽃이 특정 시각 신호를 보내 수분할 확률을 높이는 것처럼, 소통은 그렇게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연결해준다. <흐름출판·1만8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