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미 문산초 교사] ‘희망 교실’과 함께 성장해 가는 학생과 교사
2021년 04월 23일(금) 06:00 가가
교사와 학생의 행복한 동행, ‘희망 교실’과 함께한 지 네 번째 해다. 처음엔 보편적 복지사업의 하나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한 해, 두 해가 지나면서 학생들과의 감정 교류가 풍부해지고 학생의 성장뿐만 아니라 교사 자신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 느껴진다.
올해도 새 학년이 시작돼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 희망 교실을 계획하다 보니, 작년에 아이들과 함께한 활동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3학년과의 인연은 아이들의 입학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학교에서 업무지원팀으로 교담(교과전담) 교사를 맡게 돼 1학년 5개 학급의 ‘안전한 생활’ 수업을 하면서 각 반의 관심이 필요한 친구들이 먼저 눈과 마음에 들어왔다. 그 인연이 이어져 이듬해 2학년을 담임했고, 3학년으로 진급한 지난해에도 지속됐다. 초등학교 입학부터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곁에서 봐 왔기에 아이들의 성향을 대부분 파악할 수 있었고, 담임교사로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많은 아이들 중 유독 마음이 쓰인 소정이는 부모님이 이혼하고, 아버지·동생과 함께 사는 야무진 여학생이다. 1학년 안전 선생님으로 만나던 시절, 소정이는 아침에 기분이 좋지 않으면 떼를 쓰며 바닥에 엎드려 있거나 옆 친구를 방해하고 수업 진행을 어렵게 하기도 했다. 이러한 실랑이로 인해 당황스럽고 지칠 때도 있었다. 그런데 3학년 때 담임교사로 함께하면서 소정이의 그런 행동들이 보고 싶은 엄마의 공백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임을 알게 되었다. 3월 초 코로나19로 아이들의 개학이 연기되고 문자와 전화, SNS를 통해 소정이와 소정이 아버지를 만나면서 나는 소정이의 학습뿐만 아니라 돌봄도 챙기는 선생님이자 엄마 역할을 하게 되었다.
전화와 SNS로 가정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나날이 계속되자 바쁜 소정이 아버지와의 전화 연결이 어려울 때가 많았다. 코로나19라는 불안한 상황에 긴급 돌봄이나 학교에 나가는 것을 동의하시지 않는 소정이 아버지를 설득하는 것도 담임인 내 몫이었다. 소정이 아버지와 겨우 통화가 될 때마다 길어지는 온라인 학습에 아이들 끼니와 생활, 학습 챙기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하소연을 들었다. 일단 담임과 학교를 믿고 소정이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득한 끝에 온라인 학습 중 소정이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가정에는 학습조력자가 없어 e학습터와 화상수업을 어떻게 할 줄 몰라 학습 진행이 어려운 소정이를 따로 학교에 나오도록 해 학습을 지원했다. 제대로 아침과 점심을 챙겨 먹지 못한 아이의 끼니는 긴급 돌봄과 간식으로 해결하곤 했다. 선생님과 약속한 시간보다 더 일찍 학교에 나와 이런저런 수다도 떨고 함께 공부하니, 온라인 학습 미참여로 그렇게 속을 썩이던 아이가 마냥 예쁘고 기특하기 만했다.
드디어 등교하는 날, 엄격한 방역과 거리 두기로 긴장된 상황에서 학교생활을 하는데 마스크와 개인 물병, 개인 학용품조차 전혀 갖추지 않은 몇몇 아이들로 인해 정말 난감했지만 해결책이 있었다. 희망 교실이었다. 유독 많은 비가 내린 지난여름, 소정이뿐만 아니라 가정 형편이 어렵고 부모님의 돌봄이 원만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위생·안전 물품과 우산 등을 구입해 전달했다. 특히 사제동행 서점에 나들이를 가서 문해력 향상을 위한 동화책과 수학 학습지를 구입해 온라인 학습으로 커진 학습 공백도 조금이나마 메울 수 있었다. 방학을 앞두고 가정에서 한 달 동안 보내야 할 아이들의 건강이 염려돼 마스크와 유산균을 선물하며 안전한 방학을 약속하기도 했다.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아이들과 안전하게 케이크 만들기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만든 케이크를 가족 선물로 집에 가져가서 가족과 함께 먹으며 많이 행복했다는 아이들의 말에 그 행복이 나에게까지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지난해 희망 교실을 돌아보면 코로나19로 야구와 축구 경기, 공연 관람 등의 문화 체험과 다양한 멘토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게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선생님이 자기들을 항상 생각하고 챙기고 있음을 느끼고 마음을 여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의 성장과 더불어 교사도 함께 성장하는 것을 체감했다.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희망 교실과 함께하며 한 해를 안전하게 마무리했다. 올해도 더 많은 희망 교실에서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됨 없이, 교사와 또래와의 긍정적인 관계 속에서 꿈과 희망이 자라기를 기대한다.
3학년과의 인연은 아이들의 입학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학교에서 업무지원팀으로 교담(교과전담) 교사를 맡게 돼 1학년 5개 학급의 ‘안전한 생활’ 수업을 하면서 각 반의 관심이 필요한 친구들이 먼저 눈과 마음에 들어왔다. 그 인연이 이어져 이듬해 2학년을 담임했고, 3학년으로 진급한 지난해에도 지속됐다. 초등학교 입학부터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곁에서 봐 왔기에 아이들의 성향을 대부분 파악할 수 있었고, 담임교사로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드디어 등교하는 날, 엄격한 방역과 거리 두기로 긴장된 상황에서 학교생활을 하는데 마스크와 개인 물병, 개인 학용품조차 전혀 갖추지 않은 몇몇 아이들로 인해 정말 난감했지만 해결책이 있었다. 희망 교실이었다. 유독 많은 비가 내린 지난여름, 소정이뿐만 아니라 가정 형편이 어렵고 부모님의 돌봄이 원만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위생·안전 물품과 우산 등을 구입해 전달했다. 특히 사제동행 서점에 나들이를 가서 문해력 향상을 위한 동화책과 수학 학습지를 구입해 온라인 학습으로 커진 학습 공백도 조금이나마 메울 수 있었다. 방학을 앞두고 가정에서 한 달 동안 보내야 할 아이들의 건강이 염려돼 마스크와 유산균을 선물하며 안전한 방학을 약속하기도 했다.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아이들과 안전하게 케이크 만들기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만든 케이크를 가족 선물로 집에 가져가서 가족과 함께 먹으며 많이 행복했다는 아이들의 말에 그 행복이 나에게까지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지난해 희망 교실을 돌아보면 코로나19로 야구와 축구 경기, 공연 관람 등의 문화 체험과 다양한 멘토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게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선생님이 자기들을 항상 생각하고 챙기고 있음을 느끼고 마음을 여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의 성장과 더불어 교사도 함께 성장하는 것을 체감했다.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희망 교실과 함께하며 한 해를 안전하게 마무리했다. 올해도 더 많은 희망 교실에서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됨 없이, 교사와 또래와의 긍정적인 관계 속에서 꿈과 희망이 자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