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광주시의원] ‘촛불’을 꺼트리는 민주당, 그것을 지켜보는 고통
2021년 04월 22일(목) 04:00 가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열풍을 업고 얼결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을 ‘탄돌이’라는 말로 비하했던 적이 있다. 자질이 부족한 이들이 많았던데다 당선 이후에도 무능과 지리멸렬의 양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고 노회찬 의원은 이들을 ‘길 가다가 지갑 주운 사람들’에 비유했겠는가. 그 뒤끝은 결국 당의 분열과 대선 패배로 막을 내렸다.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참패로 ‘불난 호떡집’이 된 최근 민주당의 꼴을 보면 당시의 일이 섬뜩하게 되살아난다. 초선 의원들끼리 회동하고, 재선 의원들도 따로 만나고 아주 분주한 모습이지만 여론은 더 싸늘해질 뿐이다. 서울과 부산을 온통 국민의힘의 빨간색으로 물들이고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조차 잘 파악하지 못한 채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행태를 지켜보는 호남인들의 심사는 더욱 괴롭다. 정권의 텃밭이니 민주당의 모태이니 하는 말들을 숱하게 들으며, 그로 인해 때로는 극우들의 모욕적인 언사까지 오래도록 견디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모진 겨울바람을 뚫고 광주와 광화문을 오르내리며 촛불을 들었던 호남인들은 민주당을 향해 ‘촛불을 꺼 가고 있다’고 탄식하고 있다. 180석 여의도를 가득 채운 초선들을 ‘촛돌이’로 비하하는 말들도 심심찮게 거리에 나도는 중이다.
재보선 패배 후 민주당의 분란은 크게 두 가지 입장이 충돌하고 있기에 빚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친문을 탓하는 이들은 진영 논리를 펴고 있는 강성 당원들로부터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고, 당의 주류인 친문들은 ‘머리가 깨져도 우리의 길을 간다’는 원리주의자의 고집스런 행태를 보이고 있다. 노무현 정권 말기에 ‘정권은 넘겨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해가며 강성 주장을 펴던 일부 친노 인사들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민주당을 아끼는 지지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양측 다 ‘밥맛’이다. 조국이 문제이고, 추미애가 문제이고, 당헌 개정이 문제였다면 그때 왜 침묵했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원칙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촛불을 들었었는데,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든 원칙까지 뒤엎으며 재보선에 당이 후보를 낸다 할 때 도대체 어디에 있었는가? 솔직히 친문이 문제라고 하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 바람에 흔들리고 비겁했다는 자기 고백을 먼저 내놓아야 했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에서 촛불 정권 사수의 깃발을 들었던 광주의 국회의원 여덟 명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할 시간이다. 이들은 당이 갈지자 걸음을 걸을 때도 침묵했었고, 지금도 이들의 목소리는 성찰의 대열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일종의 회색 정치다. ‘촛돌이’라는 비아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참으로 부끄러운 대목이다.
진영 논리에 함몰된 친문 강성 당원들에게도 한마디 할 수밖에 없다. 서울과 부산을 빨갛게 뒤덮은 그날 밤 개표 지도를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그 빨간색 안에는 수많은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지역구가 있고, 수많은 민주당 단체장들이 둥지를 틀고 있지 않는가? 그래도 참패했다. 결국 이번 재보선은 박영선과 김영춘을 심판한 선거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한 선거임이 자명하다. 그런데도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고 우기는 유체이탈은 상식 밖의 일이다.
정권의 핵심 세력들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가 옳은 방향을 가려고 노심초사 중인데 야당과 언론의 농간에 휩쓸린 우매한 국민들 때문에 정권이 흔들리고 있다고 고민하며 소주잔을 나누고 있을지 모른다. 이들에게 충고를 하자면 거듭 실패하고 거듭 일어선 김대중과 노무현을 기억하라고 말하고 싶다. 두 정치 지도자가 겪었을 모진 시련과 아픔을 되새겨 보라는 주문이다.
이 때문에 모진 겨울바람을 뚫고 광주와 광화문을 오르내리며 촛불을 들었던 호남인들은 민주당을 향해 ‘촛불을 꺼 가고 있다’고 탄식하고 있다. 180석 여의도를 가득 채운 초선들을 ‘촛돌이’로 비하하는 말들도 심심찮게 거리에 나도는 중이다.
민주당을 아끼는 지지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양측 다 ‘밥맛’이다. 조국이 문제이고, 추미애가 문제이고, 당헌 개정이 문제였다면 그때 왜 침묵했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원칙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촛불을 들었었는데,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든 원칙까지 뒤엎으며 재보선에 당이 후보를 낸다 할 때 도대체 어디에 있었는가? 솔직히 친문이 문제라고 하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 바람에 흔들리고 비겁했다는 자기 고백을 먼저 내놓아야 했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에서 촛불 정권 사수의 깃발을 들었던 광주의 국회의원 여덟 명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할 시간이다. 이들은 당이 갈지자 걸음을 걸을 때도 침묵했었고, 지금도 이들의 목소리는 성찰의 대열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일종의 회색 정치다. ‘촛돌이’라는 비아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참으로 부끄러운 대목이다.
진영 논리에 함몰된 친문 강성 당원들에게도 한마디 할 수밖에 없다. 서울과 부산을 빨갛게 뒤덮은 그날 밤 개표 지도를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그 빨간색 안에는 수많은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지역구가 있고, 수많은 민주당 단체장들이 둥지를 틀고 있지 않는가? 그래도 참패했다. 결국 이번 재보선은 박영선과 김영춘을 심판한 선거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한 선거임이 자명하다. 그런데도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고 우기는 유체이탈은 상식 밖의 일이다.
정권의 핵심 세력들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가 옳은 방향을 가려고 노심초사 중인데 야당과 언론의 농간에 휩쓸린 우매한 국민들 때문에 정권이 흔들리고 있다고 고민하며 소주잔을 나누고 있을지 모른다. 이들에게 충고를 하자면 거듭 실패하고 거듭 일어선 김대중과 노무현을 기억하라고 말하고 싶다. 두 정치 지도자가 겪었을 모진 시련과 아픔을 되새겨 보라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