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 경영학 박사] 죽고 싶어서 일하는 사람은 없다
2021년 04월 21일(수) 08:00 가가
올해 벽두부터 부동산 투기나 주식 시장 등에 관한 소식이 많았으나 경제계의 제일 주목을 받은 것은 ‘쿠팡’의 미국 증시 상륙이었다. 3월 11일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공모가격 35달러로 등장하여 한때 60달러를 기록하고, 시가 총액이 100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쿠팡의 성장사(史)는 ‘블록버스터’급이다. 자본금 30억 원으로 출발, 불과 10여 년 만에 시가 총액 72조 원의 회사로 성장하여 미국에 데뷔했으니 약 2만 4000배의 성장률이다. 그러나 이렇게 급성장하는 쿠팡의 빅뉴스 이면에 배송기사의 연이은 사망 사고가 큰 논란거리이다. 국내에서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택배기사 21명의 돌연사를 보며 이들의 비극이 언제나 끝날 줄 몰라 참으로 안타깝다.
대부분의 택배회사는 강도 높은 작업 관리 시스템 때문에 기사들이 화장실 가는 시간을 줄이려고 심지어 물도 거의 먹지 않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노동자가 산재보험 가입을 포기해야 일자리를 준다고 한다니, 결국 회사가 인재(人災)를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쿠팡은 한 사람이 한 시간에 몇 개의 물건 처리했는지를 UPH(시간당 물건 처리 개수)라는 수치로 측정한다. 각자 단말기엔 이 수치가 실시간으로 뜬다.
택배 노조에 따르면 심야 배송 담당하던 기사가 지난 3월 6일 숨졌는데 그는 16개월 동안 밤샘 근무를 했으며, 지난해 10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20대는 하룻밤 밤샘 근무 당시 만보기에 무려 5만 보가 찍혔다고 한다. 이러한 노동 착취와 학대가 사망 원인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쿠팡의 산업재해는 지난해 758건(5년간 약 330% 증가),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는 224건(5년간 약 470% 증가)이었다. 이는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나라에서 국민소득 3000달러 수준의 노동을 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꼭 짚어야 할 일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 이면에는 노동자들의 희생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가 882명에 달한 것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노동자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이 만들어졌지만, 그나마 상시 노동자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되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쿠팡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IT기술을 활용한 창의적 소셜 커머스다. ‘로켓 배송’이라는 혁신적 서비스로 성공하여 현재 서울과 상하이, 베이징, 로스앤젤레스 등에 사무실을 두고 1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서비스 효용만을 중시하고 이를 직접 제공하는 택배기사의 건강과 생명을 희생하며 성장하는 기업이 혁신 기업인지 냉철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국내 기업들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ESG 경영을 강조했다. 친환경(Environment), 사회적 가치(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투명성을 선포한 것이다. 이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안전한 작업 시스템 구축으로 ‘성장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사회적 컨센서스에 걸맞은 기업이 되어야 한다. 또 노동자를 경제 생태계에서 일방적으로 당하는 희생자가 아닌 상생의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
코로나19 시대의 시대정신은 ‘생명 존중과 공존’이다. 따라서 여야 정치권과 경제계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에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택배회사는 강도 높은 작업 관리 시스템 때문에 기사들이 화장실 가는 시간을 줄이려고 심지어 물도 거의 먹지 않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노동자가 산재보험 가입을 포기해야 일자리를 준다고 한다니, 결국 회사가 인재(人災)를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쿠팡은 한 사람이 한 시간에 몇 개의 물건 처리했는지를 UPH(시간당 물건 처리 개수)라는 수치로 측정한다. 각자 단말기엔 이 수치가 실시간으로 뜬다.
쿠팡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IT기술을 활용한 창의적 소셜 커머스다. ‘로켓 배송’이라는 혁신적 서비스로 성공하여 현재 서울과 상하이, 베이징, 로스앤젤레스 등에 사무실을 두고 1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서비스 효용만을 중시하고 이를 직접 제공하는 택배기사의 건강과 생명을 희생하며 성장하는 기업이 혁신 기업인지 냉철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국내 기업들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ESG 경영을 강조했다. 친환경(Environment), 사회적 가치(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투명성을 선포한 것이다. 이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안전한 작업 시스템 구축으로 ‘성장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사회적 컨센서스에 걸맞은 기업이 되어야 한다. 또 노동자를 경제 생태계에서 일방적으로 당하는 희생자가 아닌 상생의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
코로나19 시대의 시대정신은 ‘생명 존중과 공존’이다. 따라서 여야 정치권과 경제계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에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