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 맘껏 일상 누릴 날 아직도 요원하다
2021년 04월 21일(수) 00:00
어제(20일)는 제41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장애인의 날’이 제정된 지 어느덧 40여 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처럼 맘껏 일상을 누릴 수 있는 날은 아직 멀기만 한 것 같다. 장애인 지원 정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만 해도 그렇다. 광주시는 ‘1~3차 교통 약자 이동 편의 증진 5개년 계획’에 따라 지난해까지 858대의 저상버스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도입된 저상버스는 298대(계획 대비 33%)에 불과하다. ‘지킨 것보다 지키지 않은 계획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광주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 이른바 ‘새빛콜’도 아직 미흡하다. 관련 법(중증장애인 150명 당 1대)에 따르면 183대를 갖춰야 하지만 현재 116대만 운영되고 있다. 전남도 비슷한 상황인데,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그제 전남도청 1층 로비에서 장애인 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의 24시간 365일 운영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인 것이 이를 말해 준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어제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의 더딘 장애인 정책 집행 의지를 성토했다. 이들은 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늘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 정도가 심해 언어 장애나 만성 질환 등으로 고생하는 뇌병변 장애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도 시급하다.

이제 장애인들에 대한 돌봄을 가족에게만 맡기는 식의 정책에서 벗어나 자치단체가 장애인들의 자립 생활을 위해 적극 나서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지난 2016년 시작된 광주시의 ‘탈시설 자립생활 5개년 계획’이 올해 마지막 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2차 5개년 계획 수립도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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