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뛰놀고 다양한 체험…“서울에선 꿈도 못 꾸죠”
2021년 04월 13일(화) 00:00 가가
서울 학생들 전남 농산어촌 유학 현장
인라인·드론·골프 등 일대일 맞춤형 수업 ‘호응’
“주말에도 학교 가고 싶어요”…학부모 만족 높아
인라인·드론·골프 등 일대일 맞춤형 수업 ‘호응’
“주말에도 학교 가고 싶어요”…학부모 만족 높아
“서울선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못 나갔는데, 여기선 아무데서나 맘껏 뛰어 놀 수 있어 너무 좋아요. 땅 냄새도 좋구요.”
서울에 살던 조정래(14) 군은 곡성의 작은 초등학교인 오산초에 다니게돼 좋은 점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유학생을 포함해도 전교생이 18명밖에 안되는 ‘작은학교’의 특성상 개인별 맞춤형 수업과 다양한 체험이 가능해 조 군의 학교생활은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수업이 아닌 대면수업을 받고, 서울에서는 학원을 다니며 배워야 했던 다양한 수업을 학교에서 배우고 있다. 조 군은 수업시간에 아이패드를 활용해 드론을 띄우고 방과 후 학교에서 골프와 드럼을 배운다. 중간놀이시간에는 인라인과 에스보드 등을 통해 체육활동을 한다. 영어와 수학 학과공부도 기본이다. 오산초에서는 조 군을 포함해 6학년이 3명뿐이어서 교사로부터 사실상 일대일 수업을 받고 있는 셈이다.
조 군처럼 오산초로 농산어촌 유학을 온 학생은 모두 3가구 5명이다. 유학생과 함께 개학해 1달여를 지낸 학생과 학부모, 학교의 만족도는 예상 외로 높았다.
조군의 어머니 오소연(40)씨는 “서울에서는 꿈도 못꾸는 생활이다”며 “특히 오산초는 체험 수업이 많은 학교이면서 교사들의 열정도 높아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유학을 온 곽찬훈(14) 군은 “창의블럭도 하고 골프·영어수업도 하면서, 매일 다른 과정들을 배우고 있어 재밌다”며 “처음엔 벌레가 많아서 불편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농산어촌 유학프로그램이 서울 학생들에게만 좋은 것은 아니다. 오산초의 유일한 6학년이었던 민해정 양도 신이 났다. 유학생들이 아니었다면 4, 5학년 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을 텐데 서울에서 친구들이 오면서 오롯이 6학년 수업을 받게 된 것이다.
학부모 문혜현(40)씨 역시 오산초 선택이 옳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문씨는 “학교에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어 학원에 보낼 필요가 없다. 아이들이 방과후 학교, 돌봄 교실까지 모두 학교에서 배우느라 집에 일찍 올 생각을 안 한다”며 “지금 생각으론 당연히 6개월 연장하고 싶다. 학부모들도 다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주거문제에는 약간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곡성군이 제공하는 임시 숙소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더 좋았다면 더 많은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유학을 결정할 때 주거할 집이 고민거리였는데, 겪어보니 사실이더라며 주거문제에 좀더 신경써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 아이들이 유학오고 나서 학교에 좋은 일도 생겼다. 지난 달 광주에서 한 학생이 전학와 학생 수가 늘어난 것이다.
채희금 오산초 교장은 “농산어촌 유학에 관한 언론보도가 나간 후 참여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면서 “이번엔 서울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했지만 다른 지역까지 대상 지역을 넓혀 확대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코로나로 인해 도시지역 상당수 학교가 등교수업을 못했으나 오산초는 지난해 한 달만 비대면 수업을 했고 나머지 기간은 전교생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교했다”며 “코로나 시대에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리고, 학교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인식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교육청이 서울지역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유학 희망신청을 받은 결과 초등학생 66명, 중학생 16명 등 모두 82명이 지난달부터 전남지역 10개 시·군 20개 소규모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생태 친화적 교육을 받고 있다.
/곡성=글·사진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서울에 살던 조정래(14) 군은 곡성의 작은 초등학교인 오산초에 다니게돼 좋은 점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수업이 아닌 대면수업을 받고, 서울에서는 학원을 다니며 배워야 했던 다양한 수업을 학교에서 배우고 있다. 조 군은 수업시간에 아이패드를 활용해 드론을 띄우고 방과 후 학교에서 골프와 드럼을 배운다. 중간놀이시간에는 인라인과 에스보드 등을 통해 체육활동을 한다. 영어와 수학 학과공부도 기본이다. 오산초에서는 조 군을 포함해 6학년이 3명뿐이어서 교사로부터 사실상 일대일 수업을 받고 있는 셈이다.
서울에서 유학을 온 곽찬훈(14) 군은 “창의블럭도 하고 골프·영어수업도 하면서, 매일 다른 과정들을 배우고 있어 재밌다”며 “처음엔 벌레가 많아서 불편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농산어촌 유학프로그램이 서울 학생들에게만 좋은 것은 아니다. 오산초의 유일한 6학년이었던 민해정 양도 신이 났다. 유학생들이 아니었다면 4, 5학년 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을 텐데 서울에서 친구들이 오면서 오롯이 6학년 수업을 받게 된 것이다.
학부모 문혜현(40)씨 역시 오산초 선택이 옳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문씨는 “학교에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어 학원에 보낼 필요가 없다. 아이들이 방과후 학교, 돌봄 교실까지 모두 학교에서 배우느라 집에 일찍 올 생각을 안 한다”며 “지금 생각으론 당연히 6개월 연장하고 싶다. 학부모들도 다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주거문제에는 약간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곡성군이 제공하는 임시 숙소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더 좋았다면 더 많은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유학을 결정할 때 주거할 집이 고민거리였는데, 겪어보니 사실이더라며 주거문제에 좀더 신경써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 아이들이 유학오고 나서 학교에 좋은 일도 생겼다. 지난 달 광주에서 한 학생이 전학와 학생 수가 늘어난 것이다.
채희금 오산초 교장은 “농산어촌 유학에 관한 언론보도가 나간 후 참여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면서 “이번엔 서울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했지만 다른 지역까지 대상 지역을 넓혀 확대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코로나로 인해 도시지역 상당수 학교가 등교수업을 못했으나 오산초는 지난해 한 달만 비대면 수업을 했고 나머지 기간은 전교생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교했다”며 “코로나 시대에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리고, 학교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인식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교육청이 서울지역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유학 희망신청을 받은 결과 초등학생 66명, 중학생 16명 등 모두 82명이 지난달부터 전남지역 10개 시·군 20개 소규모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생태 친화적 교육을 받고 있다.
/곡성=글·사진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