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다, 골목길-양림골목비엔날레] 미술관이 된 골목, 활기가 돈다
2021년 04월 12일(월) 22:00 가가
주민·상인·예술가들이 만든 마을축제
커피 한잔·밥 한끼 하며 작품 감상
이이남·한희원 등 양림 대표작가들 참여
발길마다 예술 느끼며 골목 매력 속으로
주제전·빈집전 등 다채…아트마켓 운영
거리두기형 문화축제 방향 제시 주목
커피 한잔·밥 한끼 하며 작품 감상
이이남·한희원 등 양림 대표작가들 참여
발길마다 예술 느끼며 골목 매력 속으로
주제전·빈집전 등 다채…아트마켓 운영
거리두기형 문화축제 방향 제시 주목
양림동의 골목에는 힘이 있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고, 변화의 유혹 속에서도 마을을 지켜내는 힘이 있다. 주민과 상인, 예술인들간의 끈끈한 유대감과 서로간의 믿음이 만들어 낸 힘이다.
‘굿모닝 양림’, ‘1930 양림쌀롱’, ‘양림의 소리를 듣다’, ‘양림&크리스마스 문화축제’ 등 크고 작은 다양한 문화행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양림동이 이번에는 ‘양림골목비엔날레’를 탄생시켰다.
양림골목비엔날레 역시 오로지 주민과 상인,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마을축제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골목 상권을 살리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예술인들에게 힘을 주고자 기획된 골목미술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정된 공간이 아닌 마을 전체를 미술관으로 기획한 덕에 자연스럽게 거리두기가 이뤄지고 봄날 나들이를 나온 관람객들을 식당과 카페로 안내하는 효과도 보고 있다.
◇예술작품 걸린 카페·거리·빈집 ‘생기’
‘마을이 미술관이다’를 테마로 지난 3월 3일 시작된 제1회 양림골목비엔날레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침체돼 있는 양림동 상권에 예술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마을 축제다. 관의 지원없이 주민과 예술인들이 의기투합해 여는 이번 축제는 대면형이 아닌 거리두기형 문화축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축제를 맡아서 주관한 모임은 양림동에서 거주하고 활동하는 예술인과 문화기획자들의 협의체인 ‘양림미술관거리협의체’다. 한희원 작가를 위원장으로 쥬스컴퍼니 이한호 대표 등 5명이 발기인으로 등록된 비영리단체다.
양림골목비엔날레는 크게 주제전시 ‘작가展’ 기획전시 ‘영업中’ 기획전시 ‘임대展’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주제전은 이이남, 한희원, 최순임 등 양림을 대표하는 3인의 작가가 예술을 통해 ‘생명을 통한 위로’를 건네는 전시다. 3월 3일 개막식과 함께 시작된 이이남전은 이이남 스튜디오에서 열리고 있다. 미디어아티스트인 이이남 작가는 AI를 활용해 작업한 신작 ‘생명의 경계’를 공개했다.
한희원전은 4월 6일부터 한희원미술관에서 진행중이다. 신작 ‘생으로부터’Ⅰ, Ⅱ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최순임전은 5월 1일부터 ‘10년후 그라운드’에서 ‘Movement of Life - 생명의 움직임’ 등 신작이 전시된다.
기획전시 ‘임대展’은 비어있는 점포에서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빈집 프로젝트’(제중로 47번길 1-5)는 지난해 11월 진행된 ‘굿모닝 양림’프로그램의 연장선이다. 김현승 시인, 정율성 작곡가 등 양림에서 태어나거나 자랐던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을 아우른다.
‘골목사진전’(양촌길 27-2) 역시 비어있는 한옥 공간을 임대해 김영태 사진가와 호랑가시나무창작소 정헌기 대표가 촬영한 양림동 마을의 과거와 현재의 사진을 모아 전시한다. 임대전은 매주 금~일요일 운영된다.
행사기간 중 참여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아트마켓’도 운영된다. 복합문화공간 ‘10년후 그라운드’에서 진행되는 아트마켓에는 골목비엔날레에 참여하는 예술인들의 작품이 걸려있다. 참가 작품에는 모두 가격이 책정돼 있으며 판매금액의 50%는 작가에게, 50%는 양림골목비엔날레 예산으로 사용된다.
◇골목상권 살리고 전시 관람까지
이번 행사의 가장 큰 목표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골목 상권을 살리는데 있다. 참여점포들은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작가들은 돈을 받지 않고 작품을 내놓고, 문화 기획자들이 기획과 마케팅을 재능기부한 형식이 기획전시 영업中의 매력이기도 하다.
기획전시 ‘영업 中’은 이름 그대로 현재 영업중인 카페나 식당, 빵집 등이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16곳의 카페, 식당, 빵집 등에서 13인 예술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에 참여하는 해당 점포에 가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형태지만, 점포의 환경이 미술관처럼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을 알고 가는게 좋다.
바쁜 영업시간일 경우 작품 아래에서 다른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을 수 있거나 영업시간이 점포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관람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침체된 상권 활성화를 위한 기획전 취지에 맞게 커피 한 잔 마시거나 밥 한끼 사먹으며 전시를 관람하는 것도 추천한다.
참여작가는 대부분 양림동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거나 작업활동을 했던 작가들이다. 한희원 작가의 작품은 아까(ACA)와 양림전통맛집, 행복한양림밥상에서 전시중이다. 청국장과 황칠오리탕 전문점인 양림전통맛집, 주민자치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임현숙씨가 운영하는 ‘행복한 밥상’에서도 식사를 하며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롤케이크, 쿠키,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파는 ‘라봉커피’에는 고양이를 모티브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최순임 작가의 그림이 전시돼 있다. 사직도서관 앞에 작업실 ‘고양이의 숲 갤러리’도 있으니 둘러봐도 좋다.
양림동 출신 이강하 작가의 아들이기도 한 이조흠 작가는 양림동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기억이 있다. 이탈리아 음식으로 유명한 ‘ 마리오셰프’와 ‘양인제과’에 이 작가의 그림이 전시중이다. 무인다방인 ‘다형다방’으로 운영되다가 바뀐 카페 ‘육각커피’에서는 하늘을 소재로 한 양경모 작가의 작품을, 카페 ‘풀’(PUUL)에서는 한부철 작가의 수채화 그림을 만날 수 있다. 두 작가 모두 양림동에 작업실을 두고 있다.
음식점 ‘메타포’에는 정운학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정 작가의 작품은 펭귄당 뒷골목 ‘정운학 갤러리’에서도 만날 수 있다. ‘엣따카페’에는 나전칠기 최석현 명장의 작품이, ‘초승달커리’에는 다음 작가의 윤회매 작품이 걸려 있다. 최석현 명장의 갤러리이자 공방인 ‘갤러리 늘’ 다음 작가의 작품이 상설 전시되고 있는 ‘윤회매 문화관’을 찾아가는 즐거움도 추천한다.
‘어니스트식스티’와 ‘풍성한 식당’에서는 김영태, 황인호 작가의 사진 작품이 각각 전시중이다. 김영태 작가는 양림동에 작업실을 갖고 있다. 황인호 작가는 최근까지 양림동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했으며 현재도 마을에서 사진 활동을 하고 있다. ‘캐쥬얼식당’에 작품을 전시중인 윤세영 작가는 양림동 호랑가시창작소에서 레지던시로 작업활동을 했으며 ‘하원재’에 전시중인 박진 작가는 유치원을 운영하던 어머니 덕에 어린시절을 양림동에서 보낸 기억을 가지고 있다.
◇양림골목비엔날레 관람 Tip
방문자센터인 ‘10년후 그라운드’를 방문해 양림동 지도가 그려진 안내물을 챙겨서 움직이면 도움이 된다. 아트마켓을 진행중인 10년후 그라운드는 기획전시에 참여한 모든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영업중인 전시공간은 관람환경을 감안하고 즐겨야 한다. 영업중인 공간 외에도 이강하 미술관, 한희원 미술관, 이이남 스튜디오, 양림미술관 등 상설 예술공간을 중심으로 관람하다가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영업中을 찾아가면 좋다.
선교사 사택이나 양림교회 등 근대건축 유적도 많으므로 마을 전체를 미술관으로 삼아 즐길 것을 추천한다. 한번 방문으로 끝내기보다 기간 내 여러차례 방문하면서 양림동 골목의 매력을 찾아보고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면 좋다.
양림골목비엔날레 기간 중 ‘10년후그라운드’에서 방문자센터를 운영하며, 공식홈페이지(https://alleybiennale.modoo.at)와 블로그(https://blog.naver.com/yangnimstory)에서 프로그램 상세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굿모닝 양림’, ‘1930 양림쌀롱’, ‘양림의 소리를 듣다’, ‘양림&크리스마스 문화축제’ 등 크고 작은 다양한 문화행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양림동이 이번에는 ‘양림골목비엔날레’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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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골목비엔날레’ 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골목 상권을 살리고자 기획됐다. 카페 ‘풀’(PUUL)에 한부철 작가의 그림이 걸려 있다. |
‘마을이 미술관이다’를 테마로 지난 3월 3일 시작된 제1회 양림골목비엔날레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침체돼 있는 양림동 상권에 예술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마을 축제다. 관의 지원없이 주민과 예술인들이 의기투합해 여는 이번 축제는 대면형이 아닌 거리두기형 문화축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양림골목비엔날레는 크게 주제전시 ‘작가展’ 기획전시 ‘영업中’ 기획전시 ‘임대展’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주제전은 이이남, 한희원, 최순임 등 양림을 대표하는 3인의 작가가 예술을 통해 ‘생명을 통한 위로’를 건네는 전시다. 3월 3일 개막식과 함께 시작된 이이남전은 이이남 스튜디오에서 열리고 있다. 미디어아티스트인 이이남 작가는 AI를 활용해 작업한 신작 ‘생명의 경계’를 공개했다.
한희원전은 4월 6일부터 한희원미술관에서 진행중이다. 신작 ‘생으로부터’Ⅰ, Ⅱ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최순임전은 5월 1일부터 ‘10년후 그라운드’에서 ‘Movement of Life - 생명의 움직임’ 등 신작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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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의 비어있는 점포에서 진행중인 기획전시 ‘임대展’의 빈집 프로젝트. |
‘골목사진전’(양촌길 27-2) 역시 비어있는 한옥 공간을 임대해 김영태 사진가와 호랑가시나무창작소 정헌기 대표가 촬영한 양림동 마을의 과거와 현재의 사진을 모아 전시한다. 임대전은 매주 금~일요일 운영된다.
행사기간 중 참여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아트마켓’도 운영된다. 복합문화공간 ‘10년후 그라운드’에서 진행되는 아트마켓에는 골목비엔날레에 참여하는 예술인들의 작품이 걸려있다. 참가 작품에는 모두 가격이 책정돼 있으며 판매금액의 50%는 작가에게, 50%는 양림골목비엔날레 예산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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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 골목골목에는 25곳의 미술관과 문화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한희원 미술관. |
이번 행사의 가장 큰 목표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골목 상권을 살리는데 있다. 참여점포들은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작가들은 돈을 받지 않고 작품을 내놓고, 문화 기획자들이 기획과 마케팅을 재능기부한 형식이 기획전시 영업中의 매력이기도 하다.
기획전시 ‘영업 中’은 이름 그대로 현재 영업중인 카페나 식당, 빵집 등이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16곳의 카페, 식당, 빵집 등에서 13인 예술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에 참여하는 해당 점포에 가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형태지만, 점포의 환경이 미술관처럼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을 알고 가는게 좋다.
바쁜 영업시간일 경우 작품 아래에서 다른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을 수 있거나 영업시간이 점포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관람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침체된 상권 활성화를 위한 기획전 취지에 맞게 커피 한 잔 마시거나 밥 한끼 사먹으며 전시를 관람하는 것도 추천한다.
참여작가는 대부분 양림동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거나 작업활동을 했던 작가들이다. 한희원 작가의 작품은 아까(ACA)와 양림전통맛집, 행복한양림밥상에서 전시중이다. 청국장과 황칠오리탕 전문점인 양림전통맛집, 주민자치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임현숙씨가 운영하는 ‘행복한 밥상’에서도 식사를 하며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롤케이크, 쿠키,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파는 ‘라봉커피’에는 고양이를 모티브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최순임 작가의 그림이 전시돼 있다. 사직도서관 앞에 작업실 ‘고양이의 숲 갤러리’도 있으니 둘러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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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 방문객들이 양경모 작가의 그림이 전시된 '육각커피'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 |
음식점 ‘메타포’에는 정운학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정 작가의 작품은 펭귄당 뒷골목 ‘정운학 갤러리’에서도 만날 수 있다. ‘엣따카페’에는 나전칠기 최석현 명장의 작품이, ‘초승달커리’에는 다음 작가의 윤회매 작품이 걸려 있다. 최석현 명장의 갤러리이자 공방인 ‘갤러리 늘’ 다음 작가의 작품이 상설 전시되고 있는 ‘윤회매 문화관’을 찾아가는 즐거움도 추천한다.
‘어니스트식스티’와 ‘풍성한 식당’에서는 김영태, 황인호 작가의 사진 작품이 각각 전시중이다. 김영태 작가는 양림동에 작업실을 갖고 있다. 황인호 작가는 최근까지 양림동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했으며 현재도 마을에서 사진 활동을 하고 있다. ‘캐쥬얼식당’에 작품을 전시중인 윤세영 작가는 양림동 호랑가시창작소에서 레지던시로 작업활동을 했으며 ‘하원재’에 전시중인 박진 작가는 유치원을 운영하던 어머니 덕에 어린시절을 양림동에서 보낸 기억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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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골목비엔날레’ 방문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 ‘10년후 그라운드’. 4월 29일까지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아트마켓’이 진행된다. |
방문자센터인 ‘10년후 그라운드’를 방문해 양림동 지도가 그려진 안내물을 챙겨서 움직이면 도움이 된다. 아트마켓을 진행중인 10년후 그라운드는 기획전시에 참여한 모든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영업중인 전시공간은 관람환경을 감안하고 즐겨야 한다. 영업중인 공간 외에도 이강하 미술관, 한희원 미술관, 이이남 스튜디오, 양림미술관 등 상설 예술공간을 중심으로 관람하다가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영업中을 찾아가면 좋다.
선교사 사택이나 양림교회 등 근대건축 유적도 많으므로 마을 전체를 미술관으로 삼아 즐길 것을 추천한다. 한번 방문으로 끝내기보다 기간 내 여러차례 방문하면서 양림동 골목의 매력을 찾아보고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면 좋다.
양림골목비엔날레 기간 중 ‘10년후그라운드’에서 방문자센터를 운영하며, 공식홈페이지(https://alleybiennale.modoo.at)와 블로그(https://blog.naver.com/yangnimstory)에서 프로그램 상세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