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 광주시 인사정책관] 공직사회 세대 간 소통의 공식
2021년 04월 05일(월) 00:00
우리는 일상생활과 직장 생활 과정에서 젊은 세대를 향해 “요즘 애들은 참 버릇이 없어”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요즘은 왜 이러나 몰라” 등 우려와 불만이 담긴 말을 하곤 한다. 이런 말들은 우리가 어릴 때 어른들에게 종종 들었던 말이다.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점토판과 이집트 피라미드 내벽에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이렇듯 세대 간 불통의 문화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나타난 현상이지만, 사회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사회문제로 인식하게 되었다.

지금 세계는 밀레니얼 세대와 기성 세대 간의 성장 배경, 가치관, 경험 등에 차이를 보이면서 세대 갈등으로 홍역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동일한 현상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의 ‘2018년 사회통합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의 64%는 세대 갈등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 갈등 문제는 공직사회에도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 공직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선후배 공직자 간 이해와 소통의 부재는 조직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조직의 역량, 성과와 직결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선배 공직자와 후배 공직자 간 소통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먼저 밀레니얼 세대인 후배 공직자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한 세상에서 디지털 원주민으로 성장한 세대다. 선택의 자유와 수평적 의사소통을 선호하며 조직보다 개인, 공적 영역보다 사적 영역을 중시한다. 그리고 개인의 성장을 추구하고 변화와 혁신에 익숙하다는 특징을 가졌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후배 공직자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첫째,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후배 공직자는 수평적 의사소통에 익숙하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는 식의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지시보다는 왜 그런지 설명하고 더 좋은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는 의사소통 방식이 필요하다.

둘째, 공정해야 한다. 후배 공직자는 공정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다.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상황에는 즉시 반발하고 문제를 제기한다. 이는 선후배 공직자 간 갈등의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업무를 배분하고 평가할 때는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업무에 의욕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셋째,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빠르고 정확하며 자주 하는 것이 좋다. 후배 공직자는 피드백이나 의사결정을 명확하게 하는 상사를 유능한 리더라고 생각한다. 업무 결과에 대한 격려와 칭찬 등 긍정적 피드백을 자주 해준다면 존경하는 관리자로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말하기보다는 듣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공직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듣는 연습을 해보자. 후배 공직자가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무엇을 고민하는지 좀 더 이해하고 다가간다면 진심 어린 교감이 가능할 것이다.

세대 간 소통은 ‘줄탁동시’해야 한다. 병아리와 어미 닭이 동시에 알을 쪼듯 선배 공직자의 노력과 함께 후배 공직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후배 공직자는 선배 공직자가 만들어 놓은 가치와 규범 속에서 근무하게 마련이다. 선배 공직자의 좋은 전통은 이어가고 개선할 내용은 건설적인 비판과 대안 제시를 통해 공직 문화를 혁신해 나가야 한다.

후배 공직자도 어김없이 더 젊은 후배 공직자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때 선배들이 과거에 자신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이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세대 간 이해와 소통은 지금 내 옆에 있는 선후배와 차 한잔 나누며 진심 어린 마음으로 상대를 초대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세대 간 갈등으로 공직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가 있다면 지금부터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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