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 ‘그래미’ 수상
2021년 03월 15일(월) 18:10
클래식 부문…3수만에 상 받아
“어두운 시기에 햇빛 들어온 것 같아”
첫 단독무대 펼친 BTS는 수상 실패

그래미 어워즈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미에서 첫 단독 무대를 펼친 방탄소년단.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3)이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클래시컬 인스트루멘털 솔로’ 상을 받았다.

관심을 모았던 방탄소년단(BTS)은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미에서 첫 단독 무대를 펼치며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15일(미국 현지시간 14일)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프리미어 세리머니(사전 시상식)에서 리처드 용재 오닐을 이 부문 수상자로 발표했다.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른지 세 번째 만에 처음 수상한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비올라에 있어 위대한 날이다. 내 삶에 있어서 이런 영광을 얻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상 작품은 리처드 용재 오닐이 데이비드 앨런 밀러의 지휘로 알바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와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이다.

그래미 상 클래식 부문 상을 수상한 리처드 용재 오닐
리처드 용재 오닐은 2019년까지 12년간 실내악 그룹 앙상블 ‘디토’ 음악감독을 맡으며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섰다. 지난해부터는 헝가리가 배출한 현악 사중주단 타카치 콰르텟으로 활동하고 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2004년 KBS TV ‘인간극장’을 통해 가족사가 소개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한국전쟁 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그의 어머니 이복순(68·미국명 콜린 오닐) 씨가 어릴 적 앓았던 열병으로 지적장애를 지닌 상황에서 아일랜드계 미국인 조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다. 비올리스트로서 최초로 줄리아드 음악원 대학원 과정에 입학했으며, 전도유망한 젊은 연주자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받았다.

그래미 어워즈 클래식 부문에서는 한국인이 수상한 적이 있다. 1993년 소프라노 조수미가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와 녹음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이 그해 클래식 오페라 부문 ‘최고 음반상’에 선정됐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수상 직후 서면 인터뷰에서 어머니와의 전화 통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그래미 어워즈 수상 소식을 어머니께도 전했어요. 어머니께서는 “너는 똑똑한 애구나”라고 칭찬하셨어요. 어머니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웃음)

그는 이번 그래미 수상에 대한 마음을 “벅차올랐다”는 단어로 표현했다. 그는 “굉장한 슬픔, 실망, 아픔,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연주) 취소가 가득했다”며 “아주 어두운 시기에 햇빛이 갑자기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베스트 인스트루멘털 솔로이스트 퍼포먼스’ 부문에, 2011년에 ‘베스트 체임버 뮤직 퍼포먼스’ 부문에 후보로 올렸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불발됐다.

방탄소년단이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음악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래미에서 첫 단독 무대를 펼치며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또한 일본 골드 디스크 대상 8관왕에 오르면서 그래미 어워즈 수상 불발의 아쉬움을 달랬다.

그래미 어워즈 프리미어 세리머니(사전 시상식)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작은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가 선정됐다.

방탄소년단은 후보 선정만으로도 “말도 안 되는 경험”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들 멤버들은 15일 공식 트위터 계정과 팬 플랫폼 ‘위버스’에 잇달아 글을 올려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민은 “이 시간까지 같이 해주시느라 고생하셨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썼다. 정국은 “매 순간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보내주시는 사랑과 응원에 꼭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슈가는 “올해 더 열심히 달립시다”라며 멤버들과 팬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제이홉, 진은 “아미(팬덤 명) 사랑한다”는 글을 남겼고, RM은 “퍼포먼스를 봐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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