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국민의힘 이번엔 다를까?
2021년 02월 26일(금) 10:00 가가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 민심은 오늘날 주로 여론조사로 읽는다. 그리고 정치권이 민심을 얻었느냐 얻지 못하였느냐는 선거 결과로 나타난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 DJ(김대중 전 대통령) 사례와 최근 보수 야권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1987년 치러진 13대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 민주 진영에서는 김영삼·김대중 양김 단일화를 요구했지만 단일화 논쟁에서 수세에 있던 김대중은 이를 거부했다. 그리고 그 근거로 자신이 앞서 있다는 여론조사를 내세웠다. 문제의 여론조사는 친김대중 진영의 단체가 실시한 것으로 엄밀한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당연히 김대중에게 유리한 결과였다. DJ는 이러한 여론조사 수치를 근거로 자신이 앞서 있기에 후보를 양보할 수가 없다고 끝내 버텨 후보 단일화가 무산됐다.
결국 13대 대선에서 노태우가 36.6% 역대 최저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그 뒤를 이어 김영삼 28%, 김대중 27%, 김종필 8.1%였다. 김대중은 3위로 밀렸다.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단일화를 거부한 양김 중 3위를 한 사람이 더 큰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었기에 DJ는 자발적으로 정치 은퇴까지 선언하게 된다.
그 후 김대중은 1992년 14대 대선에서도 13대 대선의 정치적 책임을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한다. 그래서 1997년 15대 대선에서는 전략을 바꾼다. 그 유명한 뉴DJ 플랜이다. 이때 뉴DJ 플랜은 이미지 전략이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여론을 따르는 것이었다. 자신의 DJ를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DJ로 스스로 바꾸어 다가간 것이다. 물론 당시 재야 세력의 반발은 컸다. 그럼에도 DJ는 여론에 대한 대전환을 시도했고, 여론을 바로 읽고 따랐기에 대통령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이제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2017년 19대 대선으로 가 보자. 당시 보수 진영은 홍준표를 내세워 문재인과 대결했다. 그러나 결과는 문재인 41.1%, 홍준표 24.0%로 보수 진영이 역대 최대 참패를 당한다. 이때 홍준표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가짜 여론조사’라느니 하면서 ‘내가 이긴다’는 식으로 여론조사를 무시했다. 그러다 보니 홍준표는 선거 기간 동안 선거 전략을 바꿀 이유가 없었고, 끝까지 홍준표 특유의 선거 캠페인을 이어 갔으며, 결국은 참패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미래통합당으로, 그리고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꾸고 비대위 체제로 생존을 위한 변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대선과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연이어 참패했다. 그리고 올 4월과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도 정당 지지도,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 등 각종 여론 지표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왜 국민의힘 관련 각종 지표가 열세로 나타나는가? 그 이유는 여론을 대하는 보수 진영의 태도 때문이다. 국민의힘이나 과거 보수당의 여론관의 특징을 보면 첫 번째 여론을 자신의 시각으로 읽는다는 점이다. 국민의 눈이나 심지어 지지층인 보수의 눈으로도 읽지 않는다. 두 번째는 취사선택이다. 즉 자신의 눈으로 보면서도 다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세 번째는 여론을 쉽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눈으로 보고 싶은 것만 보니 여론은 아주 단순해 보인다. 그야말로 아전인수격이다. 여론이 무겁거나 두렵지도 않다. 그러니 따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맞서거나 바꾸려 든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대중관은 국민을 객체로 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민심을 따르기보다는 가르치거나 맞서거나 때에 따라서는 조작 통제의 대상으로 본다. 이렇게 되는 순간 정치인은 갑이되고 국민은 을이 된다. 그래서 정치인의 갑질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도 여당도 아닌 정권을 잃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이런 여론관을 갖고 있으니 각종 여론 지표가 낮을 수밖에 없다.
곧 큰 선거가 다가온다. 선거는 여론을 정확히 읽고 시민이나 국민이 원하는 정책과 공약 그리고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쪽이 올 4월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대통령선거의 승자가 될 것이다. 대선 3수를 한 DJ는 늦게라도 이러한 민심을 알았기에 대통령 꿈을 이루었다. 탄핵을 당하고 이어 대선·지방선거·총선에서 연이어 참패를 한 국민의힘이 이번엔 달라질 수 있을까? 이는 오로지 민심을 얼마나 제대로 읽어 내느냐에 달렸다.
먼저 1987년 치러진 13대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 민주 진영에서는 김영삼·김대중 양김 단일화를 요구했지만 단일화 논쟁에서 수세에 있던 김대중은 이를 거부했다. 그리고 그 근거로 자신이 앞서 있다는 여론조사를 내세웠다. 문제의 여론조사는 친김대중 진영의 단체가 실시한 것으로 엄밀한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당연히 김대중에게 유리한 결과였다. DJ는 이러한 여론조사 수치를 근거로 자신이 앞서 있기에 후보를 양보할 수가 없다고 끝내 버텨 후보 단일화가 무산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미래통합당으로, 그리고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꾸고 비대위 체제로 생존을 위한 변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대선과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연이어 참패했다. 그리고 올 4월과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도 정당 지지도,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 등 각종 여론 지표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왜 국민의힘 관련 각종 지표가 열세로 나타나는가? 그 이유는 여론을 대하는 보수 진영의 태도 때문이다. 국민의힘이나 과거 보수당의 여론관의 특징을 보면 첫 번째 여론을 자신의 시각으로 읽는다는 점이다. 국민의 눈이나 심지어 지지층인 보수의 눈으로도 읽지 않는다. 두 번째는 취사선택이다. 즉 자신의 눈으로 보면서도 다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세 번째는 여론을 쉽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눈으로 보고 싶은 것만 보니 여론은 아주 단순해 보인다. 그야말로 아전인수격이다. 여론이 무겁거나 두렵지도 않다. 그러니 따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맞서거나 바꾸려 든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대중관은 국민을 객체로 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민심을 따르기보다는 가르치거나 맞서거나 때에 따라서는 조작 통제의 대상으로 본다. 이렇게 되는 순간 정치인은 갑이되고 국민은 을이 된다. 그래서 정치인의 갑질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도 여당도 아닌 정권을 잃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이런 여론관을 갖고 있으니 각종 여론 지표가 낮을 수밖에 없다.
곧 큰 선거가 다가온다. 선거는 여론을 정확히 읽고 시민이나 국민이 원하는 정책과 공약 그리고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쪽이 올 4월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대통령선거의 승자가 될 것이다. 대선 3수를 한 DJ는 늦게라도 이러한 민심을 알았기에 대통령 꿈을 이루었다. 탄핵을 당하고 이어 대선·지방선거·총선에서 연이어 참패를 한 국민의힘이 이번엔 달라질 수 있을까? 이는 오로지 민심을 얼마나 제대로 읽어 내느냐에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