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도 좋다, 우리 희곡 정수진 지음
2021년 02월 19일(금) 12:00
김우진, 유치진, 함세덕, 오영진, 이근삼, 노경식, 윤대성, 이현화, 이강백, 김민기…. 이들은 한국 근현대 희곡의 대표 작가들이다. 한국 희곡은 3·1운동을 겪으면서 근대극으로 발전했다. 한국 최초 근대 희곡은 이광수의 ‘규한’(1917)이다. 이후 한국 희곡은 앞서 언급한 기라성 같은 작가들을 배출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우리 연극의 명장면을 희곡 대사 한 줄로 담아낸 ‘한 줄도 좋다, 우리 희곡’은 근현대 희곡 대표작 30편을 담았다. 연극의 삶을 실천하며 대학에서 희곡을 연구하는 정수진 씨가 저자다.

책에는 김우진의 ‘난파’에서 김민기의 ‘공장의 불빛’까지 당대 사회와 내면의 풍경을 포착한 작품이 등장한다. 희곡은 대략 몇 개의 주제로 묶일 수 있다.

누구도 위로할 수 없는 거친 마음을 다룬 작품으로는 ‘규한’(이광수), ‘김영일의 사’(조명희), ‘난파’(김우진), ‘부음’(김영팔), ‘토막’(유치진)을 들 수 있다. 사랑을 노래하는 청춘에는 ‘두 애인’(김명순), ‘어머니의 힘’(이서구), ‘해연’(함세덕) 등을 만난다.

세상 속에서 빼앗고 빼앗기는 실상을 그린 작품으로는 ‘박첨지’(유진오), ‘원고지’(인근삼) 등을 들 수 있다. ‘박첨지’에 나오는 “쓸 만한 전답은 신작로 되고 문전옥토는 정거장이 된다”는 뜻 모를 노래는 이편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이 밖에 망각이라는 유토피아를 다룬 희곡으로는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임희재), ‘봄날’(이강백)이 있으며 전통에게 길을 묻는 주제를 담은 작품은 ‘노비문서’(윤대성), ‘봄이 오면 산에 들에’(최인훈)가 있다. 시대를 고민하는 인간을 그린 것은 ‘장산곶매’(황석영), ‘공장의 불빛’(김민기)이 대표작이다.

<테오리아·1만25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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