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수 말뫼아카데미 원장·경제학 박사] 대한민국 ‘청정 건강 1번지’ 정남진 장흥
2021년 02월 16일(화) 06:00
“‘맑은 숲, 푸른 산’ 건강 휴양촌 장흥군입니다.” 장흥군에 들어서면 자동차의 위성항법시스템(GPS)에서 나오는 장흥을 알리는 홍보 멘트이다.

본디 ‘장흥’이라는 지명은 지금으로부터 천여 년 전인 고려 인종이 길게 흥하라는 뜻으로 ‘장흥부’(長興府)를 하사한 이름으로 장구한 세월 동안 단 한 번의 변경 없이 사용되고 있다.

장흥에는 다도해를 품고 있는 전남도립공원 천관산(天冠山)이 있다. 천관산 기암괴석과 정상의 억새는 가을의 장관이다. 또 자연적으로 자라난 전국 최대 동백나무 군락지에서는 요즘 붉디붉은 꽃망울들이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정상의 연대봉에는 고려시대부터 위기 상황을 알리는 봉화가 있어 그 역사도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황제의 익선관(翼善冠)을 닮은 제암산(帝巖山)에서 시작하여 사자산을 거쳐 안양 삼비산까지 이어진 철쭉은 전국 최대의 면적을 자랑한다. 철쭉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철쭉 축제’가 열려 상춘객과 등산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또한 억불산(億佛山) 편백나무 숲과 우드랜드 휴양 쉼터의 인기는 전산 예약이 마비될 정도이다.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는 노약자나 다소 몸이 불편한 등산객까지 쉽게 오를 수 있다. 전국 어느 산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세심하게 만들어 놓은 데크(deck) 등산길 등 인프라 덕분이다.

유치 국사봉에서 발원하여 강진만으로 흐르는 탐진강에 들어선 ‘장흥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맑은 물을 간직한 다목적댐으로 인근 시군을 비롯하여 멀리 목포·완도·진도까지 상대적으로 상수원이 부족한 남도민의 젖줄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 강에서는 매년 가장 더운 여름철에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물 축제’가 열려 연인원 백여 만 명을 웃도는 관광객이 찾고 있다.

탐진강 농업 용수는 간척지와 넓은 평야에서 생산되고 있는 ‘장흥 아르미 쌀’의 젖줄이다. 이 쌀은 매년 대한민국 10대 명품에 선정되는 등 미질(米質)이 아주 좋다. 또한 소나무 그늘에서 생산되고 있는 ‘장흥 표고버섯’은 전국 생산량의 35% 이상을 차지하며, 그 품질이 우수하여 중국·미국 등 여러 나라에 수출되고 있다.

장흥 한우는 육질이 아주 빼어나 식도락가와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택배 주문도 쇄도하고 있다. 매주 토요시장에서는 장흥 한우, 표고버섯, 키조개의 환상적인 조합인 ‘장흥 삼합’(長興三合)을 맛보려는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장흥군에서는 인구 수보다 많은 장흥 한우 5만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득량만(得糧灣)’은 해산물의 보고다. 득량 바다에서 자라는 키조개(일명 게두), 자연산 굴, 갯장어, 강성 돔, 장흥 매생이는 전국 제일의 명성을 얻고 있다. 장흥군의 농수산물 대표 브랜드인 ‘산들해랑’ 이름값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장흥은 의향이자 문림의 고장으로 조선시대 ‘관서별곡’을 지은 백광홍 선생을 비롯하여 수많은 문인들이 나왔으며 현대 문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문인이 120여 명에 이른다. 천관산 기슭에는 문학공원과 천관문학관이 운영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장흥에서 수많은 의병들이 불길처럼 일어났으며 조선말 동학농민혁명의 마지막 항전지가 바로 장흥 석대들이 있다. 이 역사의 현장을 기리기 위해 장흥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건립돼 있다.

또 장흥에서는 2016년부터 국제통합의학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만큼 군민들의 건강과 휴양을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투자를 하는 고장일 것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작금에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은 지자체가 바로 장흥군이라고 한다. 관계 당국의 일사분란한 예방 대책과 군민의 자발적이고 철저한 예방 수칙 준수를 통하여 ‘건강 휴양촌’의 명성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올해 장흥군에서는 ‘대한민국 흥이 시작되는 곳, 흥미진진 장흥’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장흥을 널리 알리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종식되면, 맑은 물과 푸른 숲이 있고 흥(興)이 넘치는 장흥을 꼭 한 번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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