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선물세트 포장 간소화 근본 대책 마련을
2021년 02월 09일(화) 04:00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음식 배달이나 택배 서비스를 통한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생활 폐기물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설날을 앞두고 판매가 급증하는 선물 세트에 대한 유통·식품업계의 과대 포장 관행이 여전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광주일보 취재 팀이 지난 6일부터 이틀간 광주 지역 백화점·대형마트·농산물직판장 등에서 판매 중인 설 선물 세트를 살펴본 결과 삼중·사중으로 재포장하거나 제품 크기에 비해 포장이 지나친 제품들이 많았다.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시선을 끌기 위한 것이다. 특히 친환경 포장재는커녕 재활용조차 되지 않는 소재로 포장된 것들도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서구 대형마트 과일 코너에 놓인 ‘샤인 머스캣’ 세트의 경우 손바닥만 한 세 송이가 전부였지만 포장 박스는 두세 배나 컸다. 상품 가치를 높이려 하나씩 비닐봉지에 담고 다시 스티로폼으로 감싼 뒤 푹신한 종이들이 깔린 박스에 담아 내놓은 형태였다. 한 백화점에서 파는 어묵 선물 세트의 경우 사각 나무상자 위에 철판을 깔고, 그 위에 진공 포장된 어묵들을 놓은 뒤 다시 투명 필름으로 감싸고, 목재 뚜껑을 덮은 다음 부직포 가방에 담았다.

환경부는 명절 판매량이 많은 1차 식품·가공식품·주류 등의 선물 세트는 포장 횟수 2차 이내, 포장 공간 비율 25% 이하를 준수토록 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을 위반한 제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한 경우 과태료로 최대 300만 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유통 현장에서는 과대 포장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선물 세트의 과도한 재포장은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폐기물 발생은 물론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를 초래한다. 정부는 기업들이 생산·유통 단계에서부터 불필요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재활용 포장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규제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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