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복지 1번지’ 장성 “치매 걱정은 잊으세요”
2021년 02월 01일(월) 03:00 가가
[치매 관련 사업 시행 주민 호응]
치료부터 지원까지 원스톱 서비스 ‘치매안심센터’
환자·주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치매안심마을’
가가호호 방문 서비스 제공…비대면 프로그램 주력
치료부터 지원까지 원스톱 서비스 ‘치매안심센터’
환자·주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치매안심마을’
가가호호 방문 서비스 제공…비대면 프로그램 주력
장성군은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지 오래다. UN이 정한 기준에 따르면, 초고령화 사회는 구성원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를 말한다. 장성군은 5년 전인 2016년 노인인구가 27.2%였다. 노인인구비율은 점차 증가해 지난해 30.1%를 기록했다.
장성군은 이같은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노인복지시책을 펼치고 있다. 공공실버주택 누리타운 건립과 대상포진 예방접종비 지원 등 독보적인 사업 추진으로 ‘실버복지 1번지’로 불린다.
최근에는 활발한 치매 관련 사업을 시행해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다양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각해진 이후에는 치매환자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러한 모든 활동의 중심에 ‘장성군 치매안심센터’가 있다.
◇사랑방 같이 따스한 ‘장성군 치매안심센터’
1월 끝자락에 놓인 평일 오전,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장성군 치매안심센터에 들어섰다. 노인의 등 뒤로 시린 바람이 쏟아져 들어왔다. 홍옥처럼 빨갛게 상기된 노인의 두 볼이 바깥 날씨를 짐작케 했다.
“어서 오세요, 어르신!”
인사를 건네는 목소리가 따뜻하다. 노인의 얼굴에도 햇살 같은 미소가 번진다. 장성군보건소 이순임 치매예방팀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정상적인 프로그램 진행은 어렵지만, 일부러 찾아주신 어르신께는 필요한 서비스를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군 치매안심센터가 위치한 곳은 한적한 시골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성산 청룡마을이다. 너른 평지에 야트막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외지기만 한 곳은 아니다. 공공실버주택 누리타운과 보건소, 장성공립노인전문병원이 있는 장성읍시가지와 차로 10분 내외 거리다.
접근성이 좋다 보니 찾는 이의 발길 또한 끊이지 않는다. 물론,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는 기본이다. 발열 확인부터 이용 인원 제한에 이르기까지, 여느 시설보다 더욱 꼼꼼하고 세심한 관리가 이뤄진다. 이 팀장은 “고령 주민이 이용하는 시설이므로, 보다 엄격하게 방역수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진·등록부터 치료비 지원까지 ‘원스톱 서비스’
장성군 치매안심센터는 문을 연지 1년밖에 안된 신생 시설이다. 그러나 지역민들의 신뢰는 두텁다. 어머니를 모시고 센터를 찾은 주민 이모(여·장성읍) 씨는 “가족처럼 대해 주셔서 편안하고 행복하게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치매 진단부터 관리와 치료비 지원까지 한 곳에서 받을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고 말했다.
장성군 치매안심센터에는 현재 임상심리사와 간호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10명의 분야별 전문인력이 배치돼 있다. 또 건강증진실과 프로그램실 등 치매 지원에 필요한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동행한 가족들을 위한 가족 카페도 있다.
센터에서는 장성에 살고 있는 만 60세 이상의 모든 주민에게 치매 조기진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1차 선별검사와 2차 진단검사(신경심리평가 및 촉탁의사 상담) 후, 협약병원인 장성병원에서 3차 감별검사(혈액검사, CT촬영)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한다.
국비 지원 감별검사비는 중위소득 120% 이내인 주민에게만 지원하지만, 장성군에서는 소득에 관계없이 만 60세 이상의 모든 주민에게 감별검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치매 관리에 필수적인 치료비(약)를 지원하고 있으며 조호물품과 치매환자 쉼터, 1대 1 방문 등을 통한 인지활동 강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만 60세 이상의 주민이라면 매년 1회 치매선별검사가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매의 진행 속도를 현저히 늦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돌봄 비용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안심마을, 가가호호 방문 서비스 ‘인기’
치매안심센터가 치매의 조기 발견과 관리를 담당한다면, 치매환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의 조성은 치매안심마을과 치매선도도서관, 치매선도단체가 맡는다.
장성군은 치매안심마을로 지정된 지역 주민과 도서관, 단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치매 교육을 실시해 ‘치매 파트너’로 양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치매환자들이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다.
장성군은 2019년과 2020년 2년에 걸쳐 총 8개소의 치매안심마을과 치매선도도서관 4개소(장성공공도서관, 장성군립중앙도서관, 장성군립삼계도서관, 장성군립북이도서관), 치매선도단체 1개소(진원우체국)를 지정했다. 군은 올해에도 치매안심마을 4개소와 치매선도단체 1개소를 새롭게 지정할 계획이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에 대응한 ‘가가호호 방문 서비스’도 주목된다. 감염병의 확산으로 시설을 찾기 어려워진 치매환자들의 가정을 전문 인력들이 직접 방문하는 사업이다. 치매예방체조와 손 마사지, 인지워크북, 컬러링북 색칠하기, 한지공예 등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1:1로 맞춤 제공해 만족도가 매우 높다.
장성군은 코로나19의 확산이 올해에도 지속될 경우,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개발하는 한편, 이를 수행하는 전문인력의 역량 강화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가족까지 아우르는 서비스…치매 걱정 끝
가족 구성원 가운데 치매 환자가 발생하면,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겪는 고통도 적지 않다. 장성군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가족 상담 서비스와 헤아림 치매가족교실 등 환자와 가족을 함께 보듬고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나아가, 장성군은 중증의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공공후견인사업을 추진해 해당 환자가 시설 입소 대신 자가에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치매 환자의 존엄성을 보호해줄 수 있어 긍정적이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장성공립노인전문병원과 장성병원 등 지역 내 의료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치매 걱정 없는 옐로우시티 장성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성=김용호 기자 yongho@kwangju.co.kr
최근에는 활발한 치매 관련 사업을 시행해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다양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각해진 이후에는 치매환자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러한 모든 활동의 중심에 ‘장성군 치매안심센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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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치매안심센터는 문을 연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 시설이지만 지역민들의 신뢰가 두텁다. <장성군 제공> |
1월 끝자락에 놓인 평일 오전,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장성군 치매안심센터에 들어섰다. 노인의 등 뒤로 시린 바람이 쏟아져 들어왔다. 홍옥처럼 빨갛게 상기된 노인의 두 볼이 바깥 날씨를 짐작케 했다.
인사를 건네는 목소리가 따뜻하다. 노인의 얼굴에도 햇살 같은 미소가 번진다. 장성군보건소 이순임 치매예방팀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정상적인 프로그램 진행은 어렵지만, 일부러 찾아주신 어르신께는 필요한 서비스를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군 치매안심센터가 위치한 곳은 한적한 시골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성산 청룡마을이다. 너른 평지에 야트막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외지기만 한 곳은 아니다. 공공실버주택 누리타운과 보건소, 장성공립노인전문병원이 있는 장성읍시가지와 차로 10분 내외 거리다.
접근성이 좋다 보니 찾는 이의 발길 또한 끊이지 않는다. 물론,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는 기본이다. 발열 확인부터 이용 인원 제한에 이르기까지, 여느 시설보다 더욱 꼼꼼하고 세심한 관리가 이뤄진다. 이 팀장은 “고령 주민이 이용하는 시설이므로, 보다 엄격하게 방역수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진·등록부터 치료비 지원까지 ‘원스톱 서비스’
장성군 치매안심센터는 문을 연지 1년밖에 안된 신생 시설이다. 그러나 지역민들의 신뢰는 두텁다. 어머니를 모시고 센터를 찾은 주민 이모(여·장성읍) 씨는 “가족처럼 대해 주셔서 편안하고 행복하게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치매 진단부터 관리와 치료비 지원까지 한 곳에서 받을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고 말했다.
장성군 치매안심센터에는 현재 임상심리사와 간호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10명의 분야별 전문인력이 배치돼 있다. 또 건강증진실과 프로그램실 등 치매 지원에 필요한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동행한 가족들을 위한 가족 카페도 있다.
센터에서는 장성에 살고 있는 만 60세 이상의 모든 주민에게 치매 조기진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1차 선별검사와 2차 진단검사(신경심리평가 및 촉탁의사 상담) 후, 협약병원인 장성병원에서 3차 감별검사(혈액검사, CT촬영)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한다.
국비 지원 감별검사비는 중위소득 120% 이내인 주민에게만 지원하지만, 장성군에서는 소득에 관계없이 만 60세 이상의 모든 주민에게 감별검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치매 관리에 필수적인 치료비(약)를 지원하고 있으며 조호물품과 치매환자 쉼터, 1대 1 방문 등을 통한 인지활동 강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만 60세 이상의 주민이라면 매년 1회 치매선별검사가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매의 진행 속도를 현저히 늦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돌봄 비용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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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치매안심센터 내부. |
치매안심센터가 치매의 조기 발견과 관리를 담당한다면, 치매환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의 조성은 치매안심마을과 치매선도도서관, 치매선도단체가 맡는다.
장성군은 치매안심마을로 지정된 지역 주민과 도서관, 단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치매 교육을 실시해 ‘치매 파트너’로 양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치매환자들이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다.
장성군은 2019년과 2020년 2년에 걸쳐 총 8개소의 치매안심마을과 치매선도도서관 4개소(장성공공도서관, 장성군립중앙도서관, 장성군립삼계도서관, 장성군립북이도서관), 치매선도단체 1개소(진원우체국)를 지정했다. 군은 올해에도 치매안심마을 4개소와 치매선도단체 1개소를 새롭게 지정할 계획이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에 대응한 ‘가가호호 방문 서비스’도 주목된다. 감염병의 확산으로 시설을 찾기 어려워진 치매환자들의 가정을 전문 인력들이 직접 방문하는 사업이다. 치매예방체조와 손 마사지, 인지워크북, 컬러링북 색칠하기, 한지공예 등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1:1로 맞춤 제공해 만족도가 매우 높다.
장성군은 코로나19의 확산이 올해에도 지속될 경우,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개발하는 한편, 이를 수행하는 전문인력의 역량 강화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가족까지 아우르는 서비스…치매 걱정 끝
가족 구성원 가운데 치매 환자가 발생하면,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겪는 고통도 적지 않다. 장성군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가족 상담 서비스와 헤아림 치매가족교실 등 환자와 가족을 함께 보듬고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나아가, 장성군은 중증의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공공후견인사업을 추진해 해당 환자가 시설 입소 대신 자가에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치매 환자의 존엄성을 보호해줄 수 있어 긍정적이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장성공립노인전문병원과 장성병원 등 지역 내 의료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치매 걱정 없는 옐로우시티 장성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성=김용호 기자 yongho@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