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선희 농협 안성교육원 교수]‘귀농·귀촌’ 살아 보고 결정하세요
2021년 01월 26일(화) 23:45

지선희 농협 안성교육원 교수

TV에서 방송 중인 ‘나는 자연인이다’는 중년 남성들이 가장 사랑하는 ‘최애’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언젠가 꼭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는 로망을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TV 속 자연인의 삶은 삭막한 도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농촌 생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농촌에서 살아보고 싶은 로망을 가진 이들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주요한 이유들을 꼽는다면 첫째, 어디서 살 것인가? 둘째, 준비 자금은 얼마나 들까? 셋째, 살면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이유일 것이다.

지역사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어디에서 살 것인지 정하는 것부터가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주거 공간 마련을 위한 자금 준비와 그 터전에서 지역사회 주민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어떤 일들을 할지 여러 가지 걱정과 고민이 많아진다.

이런 고민을 이제는 국가가 함께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귀농·귀촌을 희망하지만 농촌 생활에 대한 정보·경험 부족 등의 이유로 실행에 부담을 갖는 도시 주민이 최장 6개월간 농촌에 직접 살아 보며 귀농이나 귀촌을 해도 좋을지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농촌에서 살아 보기’ 프로그램이 나온다. 참가자로 선정되면 정부가 무료로 제공하는 숙소에서 묵으며 농사일, 농촌 생활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한 달에 15일 이상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하는 경우 월 30만 원의 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농촌에서 살아 보기’ 프로그램은 막연한 환상을 갖고 귀농·귀촌했다가 정착에 실패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실제 거주하며 농촌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지 스스로 판단해 보라는 것이다. 귀농귀촌종합센터를 통해 오는 2월 정보를 공개하고 3월부터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학술 자료 ‘역 귀농·귀촌 의향과 결정에 미치는 요인 분석’에 따르면 귀농과 관련해 사전 교육을 많이 받거나 귀농 연차가 높아질수록 다시 도시로 돌아갈 확률은 낮아진다고 한다.

‘농촌에서 살아 보기’ 프로그램은 귀농·귀촌의 안정적 기회를 제공하고 농촌 인구를 증가시켜 농촌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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