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섬 떠나는 교사들 … 대체 교사도 없다
2021년 01월 21일(목) 23:16
전남교육청 올 2월 240명 명퇴 수용…교육 공백 불가피
코로나 등 환경 변화·교권추락에 연금법 개정도 ‘한몫’
“수급상황 고려 명퇴 조절…격오지 근무 개선 등 대책을”

전남도교육청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정년을 채우지 않고 교단을 떠나는 교사가 늘면서 교육 현장에 대체 교사 미충원 등 교육과정 운영 공백이 빚어지고 있다.

21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전남지역에서 명예퇴직을 하겠다고 신청해 허용된 교원은 유·초등 77명과 중등 163명 등 총 240명으로 집계됐다.

명퇴 교원 중 대다수는 1960년대 초반 출생으로, 교원 정년(만 62세)을 3∼4년 가량 앞두고 교직을 떠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명퇴 신청 사유로는 ‘건강’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지역 명퇴 교원은 공무원연금법 개정 논의가 진행됐던 2015년 2월 말 420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이후 2016년 2월 114명, 2017년 2월 155명으로 줄어들다 2018년 2월 184명, 2019년 2월 264명, 2020년 2월 278명 등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교원의 명퇴 증가는 코로나에 따른 교육환경 변화와 교권추락 등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원격수업을 전격 도입하고, 방역 업무 등에 대한 부담이 늘면서 고령의 교사들의 명예퇴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기에 추락하는 교권 역시 명퇴 증가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2019년 스승의날을 맞아 실시한 인식 조사에서 설문에 참여한 교사의 89.4%가 ‘학생 생활지도 붕괴 등 교권 추락’을 교원 명퇴 증가 이유로 꼽았다. 73.0%는 ‘학부모 등 민원 증가에 따른 고충’을 들었다.

이와 함께 공무원연금법 개정으로 인해 2016∼2021년 퇴직하는 공무원은 만 60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 점도 최근 명퇴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교육 당국은 추정했다. 2022년부터 2034년까지 퇴직한 공무원은 2∼3년마다 1세씩 단계적으로 연금 수령 가능 연령이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증가세에 교육 당국은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명퇴자에게 지급되는 수당 등의 증가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가 있고, 교육 과정의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촌과 섬이 많은 전남지역의 특성상 교사들이 격오지(험지) 근무를 꺼리는 상황이라 기간제 교사 충원 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다수의 명퇴자가 섬 지역 등의 근무 차례가 돌아오자 명퇴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이유로 전남교육청은 지난해 8월 신청자 중 30.3%만 수용한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중등 신청자 265명 중 163명(61.5%)만 선정하기도 했다. 수당 지급을 위한 예산 여력과 교사 충원 등 인사 요건을 따져 엄격하게 심사했다는 게 교육청의 전언이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50대 후반 나이대 교원들의 명퇴 신청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가능한 예산 범위 내에서 명퇴 신청인원을 맞추고, 교원 수급상황을 고려해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열악해진 교단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교사가 학교를 떠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명퇴에 따른 교육 운영 공백의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개선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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