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징크스
2021년 01월 18일(월) 23:00 가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대권 가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군사 정권 이후 역대 최장수 국무총리 기록을 세운 이 대표는 지난해 국내 정치 1번지인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화려하게 여의도에 복귀했다. 여기에 민주당 당권까지 거머쥐며 한때 40%대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기반으로 차기 대선을 앞두고 ‘대세론’까지 구가했다.
하지만 그의 지지율은 날이 갈수록 하락을 거듭하더니 새해 들어서는 10%대 유지마저 위협받을 정도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앞으로 이번 설 명절을 전후해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한 채 더 무너진다면 그의 대선 도전 꿈은 물거품이 되지 않느냐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온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총리 출신은 결국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는 ‘총리 징크스’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일찍이 군사 정권 때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김종필 전 총리는 결국 ‘영원한 2인자’로 생을 마감했다. 대쪽 판사로 명망을 얻었던 이회창 전 총리는 세 차례나 도전했지만 대권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행정의 달인으로 평가받았던 고건 전 총리, 교수 출신의 정운찬 전 총리도 결국 2인자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최근에는 제1야당의 대표를 지냈던 황교안 전 총리가 지난 총선 참패와 함께 차기 대권 레이스에서 탈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총리 출신들이 대선을 앞두고 안정적 이미지로 국민적 지지를 얻기는 하지만, 치열한 도전과 응전을 통해 미래 비전을 만들어 내는 정치적 근성이 약하기 때문에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관리형 리더십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도 당권을 잡고 그 자신의 무대를 만들어 내기는 했지만,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차기 대선에 도전하기 위해 오는 3월 당권을 내려놓아야 하는 이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며 길을 찾아가는 것이 정치일 것이다. 이 대표가 과연 ‘총리 징크스’를 극복하고 전남 출신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대권 가도를 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총리 출신은 결국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는 ‘총리 징크스’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일찍이 군사 정권 때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김종필 전 총리는 결국 ‘영원한 2인자’로 생을 마감했다. 대쪽 판사로 명망을 얻었던 이회창 전 총리는 세 차례나 도전했지만 대권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행정의 달인으로 평가받았던 고건 전 총리, 교수 출신의 정운찬 전 총리도 결국 2인자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최근에는 제1야당의 대표를 지냈던 황교안 전 총리가 지난 총선 참패와 함께 차기 대권 레이스에서 탈락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