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장성’이 뜬다
2021년 01월 18일(월) 21:00
[싸목싸목 남도한바퀴] 장성 로컬푸드
이색적인 맛과 풍부한 영양 ‘아열대과일’
소비자 입맛 공략…겨울철 농가 주요 소득원

구아바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과 ‘옐로우시티(Yellow City) 장성’은 과거와 현재 장성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과거 하서 김인후 선생이 장성의 높은 학문수준을 대표했다면 현재 노란 빛깔은 장성을 연상시키는 대표적 도시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황금사과와 구아바·애플망고 같은 아열대작물 또한 장성의 새로운 특산물로 떠오르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 장성으로 비대면 힐링여행을 떠난다.



“애플망고, 파파야, 바나나까지 요즘엔 수입산 찾아보는 게 더 힘들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재배가 가능한데다 오히려 우리나라 과일들이 더 맛있다니까요. 수입산은 농약 범벅일텐데 우리건 더 안심이 되고요.”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열대 과일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바나나, 애플망고, 파파야, 구아바, 레드향까지 남유럽이나 북아프리카 등 지중해 지역에서만 재배되는 것이라 여겨졌던 과일들이 국내에서도 생산된 지는 이미 오래전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이라 우려했던 것도 이젠 옛말, 기후변화에 적응하게 되면서 생겨난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이게 됐다.

아열대 과수들은 제주도를 비롯한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지역마다 변화하는 기후에 맞춰 시험재배를 통해 적합한 과수를 찾아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장성군의 변화는 괄목할만 하다.

장성에서는 현재 한라봉과 천혜향, 레드향, 구아바, 애플망고, 백향과(패션푸르트) 등 8가지 품목의 아열대작물을 재배중이다. 2016년부터 망고 등 아열대작물 발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9년 부터는 아열대작물 연구회를 조직해 운영중이다. 장성에서 재배되고 있는 레드향, 천혜향 등은 겨울철 농가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잡기까지 했다.



레드향
◇장성에서 키워낸 레드향·구아바

레드향은 감귤과 모양이 비슷하지만 크기가 더 크고 붉은 빛이 많이 돌아 레드향이라 불린다. 한라봉과 귤을 교배시켜 만든 만감류 과일로 당도가 높고 알갱이가 탱글탱글해서 식감이 좋다. 과즙도 풍부해서 인기 과일 중 하나다.

장성에서는 9개 농가에서 2.9㏊ 가까이 재배중이며(2020년 6월 기준) 2019년 1월 첫 수확에 성공했다. 주 생산시기는 겨울철인 1월이다. 겨울과일 답게 비타민이 풍부해 감기예방, 혈액순환, 피부탄력에 도움을 준다.

2개 농가 0.8㏊에서 재배되고 있는 애플망고는 2020년 6월 첫 수확했다. 열대·아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대표 열매로, 많이 알려진 노란색 망고와 달리 껍질이 붉은빛과 초록빛을 띠고 익은 후에는 빨갛게 사과처럼 보인다고 해서 애플망고라 불린다. 맛이 달고 과즙이 풍부하며 비타민A, 비타민C, 엽산이 풍부해 피부노화방지와 시력보호에 좋은 과일이다.

애플망고와 함께 ‘귀족 과일’로 불리는 구아바 농사 역시 이제 시작단계다. 현재 2개 농가 0.3㏊에서 재배중이다. 남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신의 선물’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건강에도 좋은 과일이다. 비타민, 섬유질, 철분, 칼슘이 풍부하며, 잎과 뿌리, 열매까지 모두 먹을 수 있다.

열매는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주고 칼륨이 풍부해 나트륨 배설을 촉진한다. 조각낸 후 씨를 제거해 껍질째 먹는다. 잎은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성분이 함유돼 면역력 개선과 성인병 예방, 혈당 억제에 좋다. 주로 말려서 차로 즐긴다. 노랗게 익은 구아바는 씻어서 가운데 씨를 제거한 후 바로 먹거나 잼이나 주스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완전히 익지 않은 초록색 구아바는 신맛이 강한데 변비로 고생중일 때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패션푸르트
브라질 남부가 원산지인 백향과는 100가지 향과 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패션푸르트라고도 부른다. 맛은 달콤하고 시지만 많이 익을수록 신맛은 줄어든다. 백향과에는 비타민C, 비타민A, 포타시움(칼륨)이 함유돼 있어 피부 건강, 면역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당뇨예방, 심장질환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2013년부터 장성에서 재배되고 있는 삼채 역시 아열대 작물이다. 단맛, 쓴맛, 매운맛 세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삼채(三菜), 인삼 맛이 난다고 해서 삼채(蔘菜)라고도 한다. 뿌리를 주로 먹는데 삼채에 들어있는 식이유황은 마늘의 6배,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사포닌 성분은 인삼보다 60배나 더 함유된 건강 식품으로 꼽힌다. 특히 장성에서 재배되는 삼채는 타 지역보다 뿌리가 굵고 식감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아열대작물 연구와 시험재배 등 장성군의 발빠른 대처는 2020년 6월 ‘국립 아열대작물 실증센터 유치’라는 성과를 가져왔다. 국립 아열대작물 실증센터는 농업진흥청이 직접 운영하는 국가기관으로, 아열대작물 재배 분야의 ‘컨트롤 타워’다.

장성군은 2020년 4월 TF팀을 구성하고 제주도 온난화연구소 벤치마킹, 관계 부서간 협업을 통해 센터 유치에 성공했다. 국비 350억원이 투입되는 실증센터는 삼계면 상도리 일원 20㏊(6만평) 부지에 아열대 작물을 연구하는 연구동과 온실동, 실증·증식 포장 등이 조성된다. 2022년 완공될 예정이다.



황금사과
◇컬러푸르트 황금사과·샤인머스켓

빨갛고 탐스럽게 익은 사과 주산지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장성에서 이번엔 황금사과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9년 가을 첫 수확에 성공한 ‘옐로우 황금사과’는 ‘사과는 빨갛다’는 고정관념을 보기좋게 깨트렸다.

익었을 때 빨간색이 아닌 노란빛을 띠는 황금사과는 새콤달콤한 맛에 과즙이 풍부하고 식감은 아삭하다. 크기는 일반 사과보다 커서 배와 비슷하다. 가장 큰 특징은 껍질을 깎은 채 상온에 두어도 갈변 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 단단한 과육 덕분에 저장성이 뛰어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옐로우황금사과’ 명칭으로 특허청 상표등록 출원까지 마친 황금사과는 2017년 ‘컬러푸르트(Color Fruit)’ 사업 일환으로 시작됐다. 2500그루를 지원해 시작한 황금사과는 현재 30여 농가가 12㏊에서 재배중이다. 2023년까지 40㏊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익숙치 않은 과일이지만 농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농가에도 이득을 주기 때문이다. 황금사과는 반사필름 설치, 열매 돌리기, 잎 따기 등 색을 내는 작업이 필요 없어 생산비용을 10% 줄일 수 있다. 홍로와 후지 품종 사이인 10월 상·중순에 출하해 틈새 소득을 창출할 수도 있다.

붉은 사과의 명성도 여전하다. ‘서리를 여러번 맞아야 제대로 맛이 든다’는 일명 ‘서리맞은 사과’는 서리가 내리고 첫눈을 맞은 후에도 수확하기 때문에 당도, 강도, 식감까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인머스켓
황금사과와 함께 장성군의 ‘컬러푸르트’ 프로젝트로 재배되고 있는 샤인머스켓은 2020년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최고의 과일로 꼽힌다. 청포도처럼 생겼지만 일반 청포도와는 다른, 망고 맛이 나는 청포도다. 샤인머스켓의 원산지는 고대 이집트와 페르시아라고 전해온다.

알맹이 크기가 굵고 씨가 없는데다 껍질 째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당도는 일반 포도보다 5브릭스 이상 높다.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찾는 이들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맛도 맛이지만 다양한 효능 때문이기도 하다. 샤인머스켓은 변비 증상을 완화시키고 항산화 작용을 한다. 피로회복에 좋고 빈혈을 예방해주기도 한다.

맛이 좋기로 소문난 장성 샤인머스켓은 2019년 농협전남지역본부에서 열린 ‘남도 우수 원예작품 품질평가’에서 대상을 받을만큼 품질을 인정받았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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