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습니까? 믿습니다!…미신의 역사’, 오후 지음
2021년 01월 17일(일) 17:10
사람들은 왜 비합리적인 미신에 마음을 빼앗길까
일간지 신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 중 하나는 아마도 ‘오늘의 운세’일 것이다. 디지털에 익숙한 이들은 스마트 폰 ‘점신’ 앱으로 운세를 확인할 터다. 연말연시면 점집은 문전성시고, 당신의 성격을 파악해준다는 MBTI 성격유형테스트도 인터넷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로마 트레비 분수에는 매년 13억원의 동전이 쌓인다. 사람들이 소원을 빌고 그 소원이 이뤄지길 바라며 던진 돈이다. 트레비 분수만 그렇지는 않을 터. 세상의 거의 모든 분수 안에는 동전이 가득하다. 대한민국에는 약 50만명의 점술가가 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산업 규모는 4조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과학의 시대, 이성과 합리의 시대라는 21세기에 사람들은 왜 미신 같은 비합리적인 믿음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일까.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등의 책을 펴낸 오후가 이번에는 미신에 대한 책 ‘믿습니까 ? 믿습니다!-별자리부터 가짜 뉴스까지 인류와 함께해온 미신의 역사’로 독자들을 만난다.

인류의 탄생, 그 순간부터 인류에게 종교와 비슷한 미신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과학이 우주의 모든 비밀을 밝혀낸다해도 미신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당신이 믿든 말든 미신은 역사를 만들어왔고, 이는 미신이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아닌지와는 무관하다.

저자는 수많은 미신 중에서도 사주, 타로, 점성술, 별자리, 관상, 손금, 신점, 풍수지리, 수맥, 혈액형, 성격론, MBTI를 비롯해 종교와 사상, 일부 과학까지 미래를 예언하는 것들이 어떻게 생겨나고 변해왔는지 다루고 있다. ‘재미가 없는 것은 죄악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는 작가 소개글 처럼 정치, 역사, 문화, 사회, 사상, 종교 등 다방면의 분야를 섭렵한 그의 글은 지식과 함께 유쾌한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책은 프롤로그 ‘믿는 사람들’, 에필로그 ‘미신과 함께’를 비롯해 모두 9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1부 ‘미신의 탄생-순리를 거스르는 순리’에서는 고대 인류가 미신을 믿었다는 근거 중 하나인 동굴벽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인류문명을 일으킨 최대 공신은 미신이며 그 미신의 이름은 ‘농경’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농경이 인류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비합리적인 신념’이야말로 미신의 일종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서양의 미신-하늘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종교-미신도 프랜차이즈’, ‘정치-미신을 믿는 지도자들’, ‘사상-사라지지 않는 유령’, ‘현대-환상의 세계, 호구의 세계’ 등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양의 수학자이자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주역’의 음과 양을 숫자에 적용해 ‘이진법’을 고안한 사실, 세상을 지배하기에는 손금이 다소 짧다는 점쟁이의 말에 그 자리에서 칼을 꺼내 손금을 늘려버린 알렉산더 대왕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일화도 만날 수 있다.

<동아시아·1만6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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