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2021년 01월 13일(수) 09:00

임명재 약사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5600만 명분을 확보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접종이 가능하도록 하고, 무료로 접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두르는 편에서는 왜 더 빨리 접종을 하지 않느냐고 연일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직업적인 경험에 비추어 판단하건대 코로나 백신 접종은 매우 신중해야 하고 서두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체 안으로 투약이 되거나 주사가 되는 의약품들은 매우 오랜 시간을 거쳐 안정성과 효과가 검증이 된 다음 시판이 허가가 된다. 심지어 우리가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해 매일 착용하는 KF94 마스크도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고 있다. 마스크가 인체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황사와 같은 미세먼지와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기는 비말을 차단해야 하므로, 진정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유해 성분이 없는지 한 달간의 시험을 통과하고 45일을 더 검토한 후 허가가 나오게 된다. 그런 다음 의약외품이라는 용도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게 된다. 마스크라도 이러는데 인체에 투입되는 의약품은 얼마나 신중해야 하겠는가?

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보통 10여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동물에 대한 시험을 거친 후 인체에 적용하기까지 다양한 집단과 변수들을 확인하면서 효과와 안정성을 검증하는데 보통 그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어떤 제품은 긴 시간 동안 검증을 해서 본격적으로 시판이 되었음에도 그 이후에 부작용이 발견되어서 시장에서 퇴출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시험을 해도 시험 대상 인원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량으로 시판이 되면 해당 의약품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 부작용이 심각한 것이라면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그러한 사례를 들어보자면, 2015년 영국에서 개발된 A당뇨약이 국내 시장에서 퇴출된 사건이 있었다. 2006년경 시판되어 수년간 혈당 강하 효과가 좋으면서도 저혈당에 대한 부작용이 없어서 기존의 당뇨약에 비해 처방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당시 국내에서 한 해 약 460억 원어치가 처방된 인기 제품이었다. 그런데 이 제품이 심장질환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고 여러 논란 속에서 결국 퇴출된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탈리도마이드라는 약품이 있었다. 1953년에 개발되어 195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었다. 임산부들에게 입덧을 예방하거나 수면제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 약품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서 태어난 신생아들이 팔다리가 형성되지 않거나 기형으로 태어난 사례가 많이 발생되었다. 역학 조사 결과 탈리도마이드라는 약품에 의한 부작용으로 밝혀졌다. 당시 탈리도마이드는 부작용이 없는 기적의 약품으로 광고되었지만 결론은 이처럼 참담한 후유증을 일으킨 뒤에야 퇴출되었다.

미국과 영국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이런저런 부작용들이 보고되고 있다. 미국의 한 간호사가 정신을 잃은 사건도 발생했다. 우리가 말하는 체질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특정인에게는 심각한 알러지를 일으킬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접종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루빨리 코로나에서 벗어나 일상생활로 복귀하기 위해 조기에 접종이 이루지지길 바라는 것은 온 국민이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중을 기하도록 해야 한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백신을 확보해 놓고도 접종을 하지 않고 미국과 영국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 누구도 생명에 대해 책임질 수 없다.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도 부작용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는데 급한 마음에 무조건 접종하려는 것은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최근 보고되는 백신의 항체 생성률이 약 75%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할 것이다. 백신 접종에 대해 신중하게 처리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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