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가치’를 생각하다
2020년 12월 29일(화) 00:00 가가
바야흐로 종말의 시대다. 많은 것들이 종말을 고하고 있다. 여러 학자들의 분석처럼 중산계급, 신자유주의, 구미 패권 등이 무너지고 있다. 인간에 의한 제6차 대멸종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자연환경이 오염되며 서식지를 잃은 동물에 의해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아이러니하게도 바이러스 때문에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나며 지구는 더 병들어가고 있다.
본받아야 할 민주주의 표상이라고 생각했던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 시민들이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종을 일삼는 모습은 ‘민주주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반면 잘 버티고 이겨내 온 우리 국민은 자신감을 얻었다. 일 년 내내 계속된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과 무력감,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으나, 그 와중에 마음의 위안이 되었던 것이 우리 국민의 성숙한 의식이었다.
광산구에서는 코로나 발생 초기 마스크가 부족하자 구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제작해 나누고, 방역단을 조직해 골목과 상가 소독에 나서는 등 빛나는 시민의식을 발휘했다. 공개 발표와 토론 등을 통해 숙의 민주주의를 실현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7일 도심 속 습지로는 처음 국가 습지로 지정된 광산구 장록습지가 그것이다.
장록습지의 국가 습지 지정은 행정의 여유와 유연성을 보여준 사례다. 문제가 불거졌던 초기 지역민과 관계 기관, 전문가 등이 모여 실무위원회를 구성했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회의를 이끌어가기 위해 갈등 관리 전문가에게 진행을 맡기고, 왜곡되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바로 잡기 위한 설명회와 주민 간담회를 1년 동안 20여 차례 개최했다.
그 결과 정보 제공형 여론조사를 통해 찬성 85.8%를 얻었다. 습지 지정 찬성으로 결론이 난 이후 1년은 사회적 합의로 도출된 결과에 따른 행정 절차를 진행했다. 결국 갈등이 표면화된 지 1년 만에 해결하고, 만 2년 만에 국가 습지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점을 쉬쉬하기보다 드러내고 시민들이 의심하는 부분, 걱정하는 부분, 궁금증을 갖는 부분을 구체화하고 하나씩 풀어 나갔다. 이 과정에서 경계한 것이 성급함과 일방주의였다. ‘성과를 내기 위해 서두르지 말자’ ‘행정편의를 위한 일방주의를 조심하자’는 최소한의 원칙만 두고 차분히 풀어 가고자 한 것이 오히려 빠른 결론에 도달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사업도 주민이 반대하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사안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 찬성하는 사람 모두 광산구민’이라는 점을 항상 유념했다.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며 충분히 설명할 시간을 갖고, 상호 신뢰 속에 해법을 찾기 위해 의회, 공직자, 관계 기관 전문가와 함께 노력했다. 덕분에 모두의 축하 속에 국가 습지 지정이라는 쾌거를 이뤄 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던 많은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절반 이상의 경우에서 옳다는 생각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이라고 한다. 정책 결정자로서 내 의견이 또는 다수의 의견이 정답이라고 고집하지 않고 소수의 의견을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행정은 결단을 내리는 순간까지 다양한 의견을 섬세하게 청취하되, 주도적으로 전략을 짜고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평등과 예의, 자유와 공동선에 대해 공유한 인식이 민주주의 가치, 혹은 민주주의 정신이었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 가치가 어디까지 무너질까 염려되는 마음도 있다. 새해를 앞두고 예고되는 대전환 시대에 자치 행정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소명이 무엇인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상생하며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지 고민하게 되는 요즘이다. 냉철하게 상황을 직시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 결과 정보 제공형 여론조사를 통해 찬성 85.8%를 얻었다. 습지 지정 찬성으로 결론이 난 이후 1년은 사회적 합의로 도출된 결과에 따른 행정 절차를 진행했다. 결국 갈등이 표면화된 지 1년 만에 해결하고, 만 2년 만에 국가 습지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점을 쉬쉬하기보다 드러내고 시민들이 의심하는 부분, 걱정하는 부분, 궁금증을 갖는 부분을 구체화하고 하나씩 풀어 나갔다. 이 과정에서 경계한 것이 성급함과 일방주의였다. ‘성과를 내기 위해 서두르지 말자’ ‘행정편의를 위한 일방주의를 조심하자’는 최소한의 원칙만 두고 차분히 풀어 가고자 한 것이 오히려 빠른 결론에 도달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사업도 주민이 반대하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사안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 찬성하는 사람 모두 광산구민’이라는 점을 항상 유념했다.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며 충분히 설명할 시간을 갖고, 상호 신뢰 속에 해법을 찾기 위해 의회, 공직자, 관계 기관 전문가와 함께 노력했다. 덕분에 모두의 축하 속에 국가 습지 지정이라는 쾌거를 이뤄 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던 많은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절반 이상의 경우에서 옳다는 생각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이라고 한다. 정책 결정자로서 내 의견이 또는 다수의 의견이 정답이라고 고집하지 않고 소수의 의견을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행정은 결단을 내리는 순간까지 다양한 의견을 섬세하게 청취하되, 주도적으로 전략을 짜고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평등과 예의, 자유와 공동선에 대해 공유한 인식이 민주주의 가치, 혹은 민주주의 정신이었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 가치가 어디까지 무너질까 염려되는 마음도 있다. 새해를 앞두고 예고되는 대전환 시대에 자치 행정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소명이 무엇인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상생하며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지 고민하게 되는 요즘이다. 냉철하게 상황을 직시하고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