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맞불
2020년 12월 22일(화) 06:30
최근 일주일간(12월 15일∼2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1015명꼴로 나오면서 3차 대유행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무증상 확진자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지난 14일부터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익명 검사를 실시한 결과, 불과 5일 만에 28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만큼 지역사회에 숨은 확진자가 많다는 의미다. 그러니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한다고 해도 코로나 19 확산 흐름이 꺾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여기에 전염력이 70% 이상 강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확산도 현실화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최근 수도 런던을 비롯한 남동부 지역에서 코로나19 변종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자 긴급 봉쇄 조치를 단행키로 했다. 유럽 국가들도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하는 등 잇따라 여행 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 소식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를 과연 종식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 소설가 알베르 카뮈가 지난 1947년에 발간한 소설 ‘페스트’는 제목과 내용에서 2020년 전 세계를 셧다운 시키고 있는 코로나19 대확산 사태를 관통하고 있다. 그는 뜻하지 않은 재앙 앞에 나약한 인간의 군상을 그리면서도 결국 희망을 토대로 하는 사회적 연대만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해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을 자아냈다. 소설은 또한 부조리한 절망적 상황을 통해 ‘나’에서 ‘우리’로 변화되는 삶의 존재 가치를 보여 준다.

‘불은 불로 끈다’는 말이 있다. 화재 발생 시 바람 등의 진로를 계산, 맞불을 내서 오히려 불길 확산을 막는 방법이다. 코로나19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회 전반의 불안감과 피로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며 코로나는 결국 극복될 것이다. 이는 전쟁과 질병 등 그 어떤 절망적 상황에서도 희망과 헌신의 ‘맞불’을 통해 미래를 열어 갔던 ‘우리’라는 인류 공동체의 저력을 믿기 때문이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