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조기 차단으로 농가 피해 줄여야
2020년 12월 15일(화) 02:00
전남도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조류독감) 확산세가 매섭다. 이동 중지 명령에도 지난 4일 첫 발생 이후 열흘 새 여섯 개 농장에서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살처분된 닭·오리가 160만 마리를 넘어섰다. 국내 최대 오리 사육지인 전남 지역이 속수무책으로 뚫리고 있는 것이다.

전남도는 그제 “영암군 덕진면 육용 오리 농장 두 곳에서 채취한 시료를 정밀 검사한 결과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영암 시종, 7일 나주 세지, 9일 나주 동강, 10일 장성 삼계에 이어 두 곳이 추가되면서 확진 농장은 여섯 곳으로 늘었다. 이는 전국 발생 농장 12개 중 절반에 해당한다. 특히 육용 오리 농장은 물론 종오리 농장과 도축장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농가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면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반경 3㎞ 내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하는데, 그 대상이 162만 300마리까지 늘어났다. 도내 오리 사육 규모가 402만 마리인 점을 고려하면 키우던 오리의 40% 이상이 열흘 만에 사라진 셈이다.

조류독감은 확산 속도가 빨라 초기 대응에 실패할 경우 피해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다. 이번에도 첫 확진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의심 사례들이 어김없이 고병원성 AI로 이어지는 위중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 조류독감은 과거와는 다르게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검사를 받기 전에는 농장에서 감염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감염 농장 간 연결고리도 뚜렷하지 않다고 한다.

결국 최선의 대책은 촘촘한 방역뿐이다. 방역 당국은 가금 농장과 관련 시설 및 철새 도래지에 대한 전방위적 점검과 소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농가에서도 자신의 농장 밖은 아예 오염돼 있다고 생각하고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주민들 역시 발생 지역 방문을 자제하는 등 AI 조기 차단으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