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시아나항공 매각 금호그룹 정상화 계기로
2020년 11월 18일(수) 00:00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팔리게 됐다. 호남 지역민으로서는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오랫동안 ‘자금 경색’에 시달려 왔던 금호그룹으로서는 다소간 숨통이 트이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인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항공 역사상 최대 빅딜이다. 인수 자금 1조8000억 원 중 8000억 원은 KDB산업은행 투자금을 통해 충당한다. 1988년 아시아나 창립 이후 32년간 이어진 양강 체제는 대한항공 원톱으로 재편된다. 인수가 무난히 성사되면 세계 7위권의 대형 국적항공사가 탄생한다.

그러나 안정적 통합까지는 험로가 예고돼 있다. 그럼에도 자금난에 시달려 온 금호그룹의 재건 및 사업 정상화에는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금호그룹은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로 끝난 뒤 매각 대금을 받지 못해 자금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기 때문이다. 특히 금호그룹 지주사인 금호고속은 코로나 사태 이후 심각한 경영 위기에 몰린 상태에서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빌린 차입금에 대한 상환을 앞두고 자금 압박에 시달려 왔다.

하지만 이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사될 경우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구주 매각 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되고, 덩달아 금호그룹의 자금 유동성 확보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호남 지역민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금호그룹은 이제 지역민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그룹 재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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