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품
2020년 11월 12일(목) 05:00 가가
온 나라가 아파트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격이 폭등해서, 전세가 없어서, 세금이 올라서. 이유도 가지가지다. 도시는 아파트로만 채워지고 있는데, 왜 서민들은 살 집을 얻지 못하는 것인지? 아파트 가격은 왜 자고 나면 오르는 것인지?
정부가 보유세를 늘리고, 대출을 규제하며, 투기 단속에도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여전히 건설업체나 투기세력 그리고 일부 공인중개업체들이 아파트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땅과 집값의 경제학’(2017년)의 저자 조시 라이언 콜린스 등은 주거용지의 가치가 금융자산이나 소득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주택이 담보 대출로 ‘금융화’되고, 강력한 돈벌이 수단이 되며, 불평등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로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한 시중 자금이 ‘불패 아파트’로 쏠리면서 가격의 이상 급등을 이끌고 있다. 전세는 저금리 시대에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제 세입자나 무주택자는 아파트를 살 것인지, 아니면 월세로 갈아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과 공급 시스템을 믿을 수 없다는 데 있다. ‘거품’이 가득한 아파트를 구매할 수도, 대출 금리보다 부담이 큰 월세를 낼 수도 없는 이들의 불만은 높아만 간다.
네덜란드·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사회주택(Social Housing) 같은 다양한 주체가 아니라 오로지 민간 건설업체만이 주택 공급을 맡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민간 분양 시스템마저 제멋대로 운용되면서 ‘로또 아파트’라는 기괴한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 시장에 대한 공공의 개입, 다양한 주택 공급 루트 마련, 수요자 중심의 분양 시스템 구축 등이 급선무다.
이런 가운데 정부나 지자체는 건설업체들에게 공원·공유지·공업지역 등을 아파트 부지로 내주고, 그 일부 수익으로 공공사업을 하려는 것을 너무도 당연시한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대표적이다. 녹지·공장·학교부지 등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너무나 쉽게 용인해 주는 것이다. 공공이 오히려 ‘잿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아파트 문제는 참으로 해결 난망이다.
/윤현석 정치부부장 chadol@kwangju.co.kr
여기에 저금리 기조로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한 시중 자금이 ‘불패 아파트’로 쏠리면서 가격의 이상 급등을 이끌고 있다. 전세는 저금리 시대에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제 세입자나 무주택자는 아파트를 살 것인지, 아니면 월세로 갈아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과 공급 시스템을 믿을 수 없다는 데 있다. ‘거품’이 가득한 아파트를 구매할 수도, 대출 금리보다 부담이 큰 월세를 낼 수도 없는 이들의 불만은 높아만 간다.
/윤현석 정치부부장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