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조기 스마트 양식’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2020년 11월 12일(목) 00:00

김 준 성 영광군수

영광은 누구나 알고 있듯 굴비의 고장이다. 지역의 핵심 자원으로 영광 경제를 책임지고 있으며,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대상을 5년 연속 수상한 명품이다. 따라서 관련 산업을 지속 가능하게, 더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영광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굴비의 원재료인 참조기를 매년 일정량 이상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자연산 참조기 자원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조기 어획량은 지난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5년 3만 3000t에서 2019년 2만 5000t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영광 굴비 생산량도 2014년 1만 9000t에서 2018년 1만 6000t으로 약 16%가 감소했다. 관내 460개 굴비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액도 3240억 원으로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불법 어업과 어구 기술의 발달로 인한 남획만이 아니라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 해양 오염 등 해양 환경의 변화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참조기 양식’밖에 없었다.

영광군은 2016년 ‘굴비산업 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해 2021년까지 117억 원을 투입해 전국 최초로 참조기 해상 가두리 양식을 추진한데 이어 참조기 및 부세 양식장 확충 등 여섯 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참조기 양식을 위해 2017년부터 참조기 수정란 구입비와 어린 종자 입식비 등으로 14억 8000만 원을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 영광지원에 지원해 해상 가두리, 육상 수조식, 축제식 등에 대한 기술 노하우와 데이터를 축척중이다.

영광군은 4년간의 노력으로 참조기 양식이 가진 장점을 터득할 수 있었다. 먼저 참조기는 조피볼락, 참돔 등과 달리 34도의 고수온과 질병에 강해 아열대 기후 변화에 대응한 대체 품목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새우·전어 등과 함께 6~7개월 단기간에 출하가 가능하다. 지난 2019년 5월 해상 가두리와 육상 수조식 양식장에 입식한지 6개월만인 11월 크기 21㎝, 무게 100g까지 성장시켜 52만 미(尾) 19.7t을 출하하기도 했다. 세 번째 넙치·우럭 등과는 달리 냉동 보관이 가능해 가격 및 수급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영광군은 지금까지 추진 성과를 종합한 결과를 토대로 올해 해양수산부 공모 사업인 ‘참조기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도전하기 위한 준비 절차를 모두 마쳤다. 영광군은 참조기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오는 2021년부터 3년간 400억 원을 투자, 자동화·지능화된 스마트양식 시범 단지와 배후 부지 기반을 조성하고자 한다. 배후 부지에는 시범 단지 운영 성과를 토대로 대량 양식 시설, 가공·유통, 연구개발, 인력 양성 등 관련 기관·업체가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스마트 양식 시범 단지는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한 수온·염분·수소이온지수(pH) 등 실시간 수질 환경 모니터링 및 원격 제어 시스템, 수질 관리·자동화 시스템(RAS), 빅 데이터·인공 지능(AI)에 기반한 최적의 생육 환경을 자동으로 구현하는 양식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시장 수요 예측 및 생산량 자율 조절 등 최적의 양식 경영 시스템도 포함된다. 4차 산업 혁명·경영·수산 등 각 분야의 첨단 기술의 융복합 결정체인 셈이다.

노동 집약적 재래식 1차 양식 산업에서 벗어나 우리 지역에 수산물 가공 산업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생산 위주에서 가공과 유통의 중심지로 바꾸어 수산업을 선순환 경제 구조로 만들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이 영광군의 목표다. 이미 전문 양식 업체, 굴비 유통·가공 업체, 정보통신·에너지 업체, 영광 수협, 양식 기자재 업체 등을 중심으로 산학연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국형 스마트 양식 시스템을 도입하고 안정적으로 관리·운영할 수 있다는 자신도 있다. 대상 부지를 확보하고, 테스트베드 양식 시설의 운영·관리자인 민간 사업자를 전국 최초로 공개 모집 방식을 통해 선정하기도 했다.

참조기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조성으로 지역 핵심 산업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는 동시에 어촌 인구 감소 및 고령화에 대비하고자 한다. 영광군의 미래 양식 산업의 혁신 성장과 전 국민이 맛있는 영광 굴비를 부담없이 즐기게 하기 위해 ‘참조기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사업’을 반드시 유치하고 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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