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문화, 이대로 좋은가
2020년 09월 28일(월) 00:00

여동구 한국장학재단 대학생 멘토

역사도 변하고 시대도 변합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단 한 가지도 없습니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온다면서 시인들은 변하지 않는 자연의 순환을 노래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작년의 여름과 올해의 여름은 다릅니다. 작년에는 한 개도 발생하지 않았던 태풍이 올 여름에는 세 개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쳤고 작년에는 장마 기간이 30일 정도였는데 올해는 56일 동안이나 장마가 계속 되었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가 올해는 초봄부터 발생하여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만 보아도 지금의 나는 작년의 내가 아닙니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하니 관혼상제의 모습도 그에 따라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결혼 상대자도 그냥 만나서 좋으면 집으로 데려와서 결혼하겠다고 부모들에게 통보하면 그만입니다. 상을 당했을 때도 삼우를 지내지 않고 3일장으로 끝내 버리는 집안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옛날이라면 감히 상상도 못 할 일이지요. 합동으로 제사를 모시자거나 삼우를 없애자거나 조상님들 이장을 하자거나 하는 결정은 나 혼자 결정하지 않고 보통은 가족 회의나 일가 친척들과 상의를 해서 하게 되지요. 그런데 이런 회의를 하다 보면 끝까지 자기의 의견이 맞다고, 자기의 의견이 옳다고 우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처럼 끝까지 자기의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꼰대’라고 합니다. ‘꼴통’이라고도 합니다.

꼰대는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상대적으로 자신은 열린 사고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입니다. 꼰대의 특징 중의 하나가 첫째 항상 자신의 생각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으로 남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 주장이 합리적인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그런 필터링의 과정이 없습니다. 편 가르기가 조선 시대의 붕당을 가져 왔고 경신환국, 기사환국, 갑술환국을 가져왔습니다.

옳은 것은 옳다고 해야 하지만 아닌 것은 아무리 자기 편이라고 할지라도 아니라고 해야 합니다. 그러한 정치 지도자들을 키워가야 합니다. 댓글을 읽어 보면 그 나라 국민의 민도를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야 합니다. 언론의 역할도 아주 중요합니다. 언론은 불편부당한 사실만을 전달해야 합니다. 방송이나 신문이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됩니다. 시청률이나 구독자 수를 의식해서는 안 됩니다. 국민의 현명한 판단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짓습니다. 국회에서 안건을 처리할 때 국회의원 개개인의 찬반 투표가 왜 전광판에 공개가 됩니까? 당론에 반하는 소신 투표를 하면 징계나 다음 공천에 반영하려고 하는 것입니까?

두 번째 특징은 양극화된 사고입니다. 이것은 여러 가지 색깔 중 흑백의 두 가지 색깔만 사용하는 것처럼 자신이 접하는 모든 것을 흑백 논리에 입각해서 이분법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군이냐 적군이냐, 우파냐 좌파냐처럼 모든 것을 양분해서 생각한다면 매우 위험합니다. 이런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절대적 사고, 즉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합니다. 가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자식들이 각자 각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가족의 평화와 행복은 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지도자는 항상 중립의 위치에 서야 합니다. 말과 행동이 달라서도 안 됩니다. 지도자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본을 보이지 않을 때, 공정하지 못할 때, 정의롭지 못할 때, 국민은 더욱 더 분열되고 나누어집니다. 법의 상징이 저울이듯이 우리의 생각도 저울이어야 합니다. 진보와 보수로 편이 갈라지다 보면 그 진보와 보수는 또 편이 갈라져 국민은 사분오열이 되어 나라의 미래가 어두워지게 됩니다. 나라를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신문을 많이 읽고, 책을 많이 읽고,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어야 합니다. 자기의 생각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라를 위하는 길 앞에서는 하나로 힘을 모아야 세계 열강들이 우리를 무시하지 못하게 됩니다.

꼰대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대승적인 경지에서 서로 양보를 많이 해야 합니다. 편을 가르는 여론 조사와 댓글 문화가 없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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