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함께 쓰는 ‘전원일기’, 우리 농산물의 ‘뉴 노멀’
2020년 09월 17일(목) 00:00

강현주 농협전남지역본부 홍보실장

안방극장을 22년간 점령한 전설의 국민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 대한민국 역사상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는 지난 2002년 12월 29일 1088회를 마지막으로 그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활동은 아직도 활발하다. 그들의 변함없는 활동을 보면서 필자는 코로나 이후에도 우리 농산물이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길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첫째 변함없는 친숙함이다. 김 회장님 역의 최불암은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결같은 편안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서 활동해 오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밥상’에서 그가 보여주는 소박함과 푸근함은 그 어떤 연기자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이다.

우리 농산물 또한 수천 년간이 땅을 지키며 우리 국민의 입맛에 맞게 진화해 왔다. 소비자들이 언제나 찾아도 편안할 가격과 인지도를 지켜야 할 것이다. 농산물이 생산될 때부터 소비자에게 도달될 때까지의 이동 거리를 일컫는 ‘푸드 마일리지’ 측면에서도 우리 농산물은 수입물과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있다.

둘째 정직한 풍성함이다. 세간에 한참 유행됐던 신조어를 기억할 것이다. ‘창렬하다’는 말의 뜻은 ‘화려한 포장과 달리 내용이 부실하다’ ‘값에 비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그 수준이 낮다’는 의미로 김창렬의 이름을 빌려 쓴 제품들의 내용물이 부실한데서 유래된 말이다.

이에 비해 ‘혜자스럽다’는 말의 뜻은 ‘가격 대비 훌륭하다’ 또는 ‘가성비가 좋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는 김혜자의 이름으로 나온 도시락이 포장에 걸맞은 풍부한 양을 자랑하게 되면서 생긴 신조어다.

한때 ‘슈퍼 푸드’라는 수식어와 함께 건강 기능 식품으로 각광받다 잊혀진 숱한 수입 농산물들이 많다. 국내 친환경 농산물이나 로컬 푸드는 과대·과장 광고 없이도 우리 소비자에게 이미 사랑받고 있다.

셋째 변화하는 혁신성이다. 김 회장의 손자 수남 역의 강현종은 게임 감독을 하고 있다. 그는 연기자의 길을 계속 걷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 떠났다. 자신의 길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우리 농산물 또한 새로운 변화를 끊임없이 강구해 나가야 한다. 스마트 팜, 사물 인터넷(IOT), 드론, 자율 주행 등의 기술 개발이 우리 농업·농촌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넷째 협동과 융합이다. ‘복길이’ 김지영은 김 회장 손자 ‘영남이’역을 맡았던 남성진과 결혼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이러한 활동 모습은 좋은 배우들이 함께하면 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농협과 농민단체 등이 농가 소득, 농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힘을 하나로 모아야 우리 농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속 가능하게 사랑받는 농산물이 되기 위한 새로운 기준 ‘뉴 노멀’에 맞게 실제 어떠한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을까?

우리 농촌은 5G, 스마트 기기 등을 활용해 농촌 복지를 개선하며 스마트 농촌 마을 조성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스마트 농업의 확산으로 향후 파종, 관리, 수확 등을 인공 지능이 담당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양질의 농산물을 대량으로 생산해 가격 경쟁력 또한 갖추게 될 것이다.

전남 농협에서는 몇 년 전부터는 기후 변화에 대응해 아열대 작물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바나나, 애플 망고, 천혜향, 귤 등이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이 된 것이다.

이제 비대면 시대에 진화된 물류 시스템 덕분에 언제든 편하게 우리 농산물을 받아볼 수 있다. 1~2인 가구 확대로 소포장 농산물을 언제나 접할 수 있고 넘쳐 나는 요리 정보로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시대이다.

변화를 꾀하는 우리 농산물로 건강도 지키며 도시에서는 시골에서든 온 국민이 모두 ‘전원일기’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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