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로사진관] “코로나19 괜찮을테니 걱정 말아요”
2020년 09월 03일(목) 00:00
화순의 한 체육관 주차장에 마련된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선별진료소.

검역관들이 길게 늘어선 차량을 순회하며 역학조사를 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대기하고 있던 차 안에서 한 아이가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며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었다. 초상권 보호 때문에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아이는 마스크를 쓴 채 눈웃음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지난 수개월 간 방문했던 코로나19 선별 진료소 등 취재 현장은 늘 무겁고 어두웠다. 시민들이 감염공포와 걱정 속에 찾은 진료소이기 때문에 긴장감이 배가돼 검역관과 검사대상자, 모두 장난 섞인 말과 행동을 삼가는 게 불문율이다.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예외 없다.

그런데 갑자기 차창 밖으로 얼굴을 내민 해맑은 아이. 모두가 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의 돌발 행동에 검역관이나 기자들 모두 당황했다.

아이는 이내 부모의 제지로 차 안으로 들어갔지만 카메라 너머로 보여지는 그의 해맑은 모습이 ‘괜찮을테니 걱정 말아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글·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