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피해 속출 더 늦기 전에 진료 복귀를
2020년 09월 02일(수) 00:00
광주·전남 지역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이 열흘 이상 이어지면서 애꿎은 환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전체 전공의 가운데 90% 이상이 파업에 참여함에 따라 수술과 진료에 차질을 빚는 등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당국에 따르면 전남대병원 314명, 조선대병원 142명, 기독교병원 46명, 광주보훈병원 27명 등 지역 대학·종합병원의 전공의 가운데 90% 이상이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은 이들 병원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을 받는 한편 진료도 맡고 있다. 한데 이들의 진료 거부가 계속되면서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의 경우 수술실을 절반밖에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양 대학병원에서만 하루 평균 100명의 환자들이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환자 진료도 평소의 70% 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어 이들 대학병원에서 당일에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 수는 1500~2000명에 이른다. 화순 전남대병원 역시 지난주 수술 건수가 파업 이전보다 40% 줄고 입원 환자 규모는 18%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공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교수 등 나머지 의료진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전공의들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이 같은 진료 공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금은 코로나 집단 감염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외면하는 집단행동은 결코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철회와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의료계의 요구도 어느 정도 반영된 셈이다. 전공의들은 더 이상 환자들의 피해가 커지기 전에 진료 현장에 복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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