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파업 혼란 속 이런 의사들도 있다
2020년 08월 31일(월) 00:00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말 밤샘 회의 끝에 집단휴진 등 단체행동을 계속하기로 했다. 대전협은 애초 비대위 회의에서 전공의 파업 지속 여부를 표결한 결과,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으나 재투표를 거쳐 집단휴진을 강행키로 결정했다고 한다. 첫 투표 결과대로라면 파업을 중단하는 게 맞지만 단체행동에 대한 결정권을 비대위원장에 위임하기로 의결한 뒤 재투표를 벌여 과반수 동의를 얻은 것이다.

이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다. 이에 앞서 대전협과 의학교육 및 수련병원 협의체가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 의대 설립 등을 원점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한다”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기 때문이다. 이 안은 보건복지부와의 합의는 아니지만 전체 의료계의 의견을 모았다는 점에서 기대가 컸다.

특히 해당 안에는 정부가 관련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전공의는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의료계가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선언도 담겼다. 따라서 대전협이 좀 더 지켜보지 못한 채 이 엄중한 시기에 또다시 단체행동을 계속하기로 한 결정에는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대신해 응급실 당직을 맡으며 여전히 코로나19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의사들이 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불안한 전공의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명분’을 떠나 ‘시기와 방법이 틀렸다’고 비판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파업으로 국민에게 불안감만 주며 실질적인 의료 공백을 가중시키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것이다.

“세상이 아플 땐 의사도 아파야 한다”는 말이 깊은 울림을 준다. 20년 전 의약 분업 사태 때 의사들이 파업에 나섰다가 국민의 불신만 초래했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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