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에도 총파업 진료 공백 커진다
2020년 08월 27일(목) 00:00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어제부터 사흘간 집단 휴진에 들어갔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위기 상황 속에서 최악의 진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어제 새벽까지 막판 협상을 벌여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최종 타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양측이 협의한 내용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의과대학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한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정책의 철회 없이는 파업을 중단할 수 없다며 반발해 끝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의협은 당초 예고한 대로 어제부터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휴진에는 이미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전공의를 비롯해 전임의, 개원의 등 모든 직역의 의사들이 참여하고 기간도 길어 진료 차질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광주·전남에서는 이날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기독병원, 보훈병원의 전공의 98%가 파업에 동참해 일부 부서 진료가 잠정 중단되거나 축소됐다. 광주 지역 개원의들도 947개 병원 중 6.2%인 59곳이 휴진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 95곳에 근무 중인 전공의와 전임의에 대해 즉시 환자 진료에 복귀하라는 업무 개시 명령을 발동했다. 하지만 의협은 “의사들의 단체 행동권을 부정하는 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번지는 현 상황에 대해 ‘전국 확산을 앞둔 폭풍 전야’라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를 통한 해법 모색에 나선 것도 이처럼 엄중한 상황을 감안한 것이었다. 한데 이런 재난 시국에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우선해야 할 의사들이 집단 휴진에 돌입한 것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정부와 의협은 신속히 실무 협의 채널을 재가동해 더 이상의 진료 차질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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