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With Corona)시대, 시민의 역할
2020년 08월 27일(목) 00:00

송창영 광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올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어느덧 7개월 지났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주요 뉴스란은 코로나19 관련 소식으로 가득했다. 각종 언론과 미디어에서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즉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 시기를 답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으나, 코로나가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어 가고 있고 국내에서도 지역 감염이 재유행에 접어들면서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당분간 코로나19가 진정세에서 유행세로,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는 계속 우리 주변에 계속 머물 것으로 보이면서 포스트 코로나가 아닌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0.1%의 가능성이 모든 것을 바꾼다’고 했다. 신천대 대구교회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를 시작으로 이태원 클럽발 지역 감염, 대전 방문판매업체, 교회발 집단 감염, 광주 광륵사 관련 사례 등 코로나19 이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는 개개인의 생명과 함께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알게 되었다. 환자가 발생하면 감염 경로를 조기에 파악하여 신속하게 대처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학원 강사의 거짓말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왔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렇듯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역할과 함께 시민의 진정성 있는 참여와 의지가 동반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환자 발생 현황을 보면 정해진 지역에서 정해진 시기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공공기관의 능력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공공기관이 주도하여 재난에 대응하는 형태가 아닌 시민 스스로가 참여하여 재난에 대응하는 시민 주도형 재난 대응 체계가 필수인 시대가 오고 있다.

지금 수도권발 코로나19 재확산이 급속도로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의 역량만으로 현재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엔 무리가 있다. 국민들의 자율적인 방역 참여가 필수 요소다.

재난에 대비해 자율적 의지를 가지고 지역별 재난 대응 체계와 협력적으로 활동하는 미국의 CERT나 독립적 재원을 기반으로 지역 주민 스스로 운영하는 자치 조직으로 자주적 방재 활동을 수행하는 일본의 쵸나이카이의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시민의 참여와 의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현재 상황은 애프터 코로나(After Corona),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가 아닌 코로나와 함께 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로 흐르고 있다. 감염원이 지속적인 일상생활 속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 가족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에 도달하지 않도록 단계별 또는 단계와 무관하게 ‘마스크 착용의 생활화’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따라야 할 것이다.

산발적 집단 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두더지 잡기식’ 감염병의 차단 및 추적 체계를 지속적으로 유지 및 강화해야 하며, 감기가 유행하는 올해 가을과 겨울에 생길 혼란에 대비하여 9월부터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도 반드시 실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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