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전남’, ‘K-포레스트’ 전략과 연계해야
2020년 08월 25일(화) 00:00

[윤병선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전남지회장]

코로나 19 사태로 전 세계의 경제 사회 구조에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란 용어가 일상이 돼 버렸다. 코로나19로 모든 사람이 불안과 스트레스로 지칠 대로 지쳐 있다. 경제 위기와 기후 변화 등 국난 극복을 위해 정부는 경제와 사회를 새롭게 전환시키겠다며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했다. ‘사람 중심 포용 국가’ 기반 위에 2025년까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두 개의 축으로 160조 원을 투입, 일자리 190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근거해 산림청은 한국형 산림 뉴딜 전략을 새롭게 마련했다. ‘숲에서 찾는 새로운 일상’이란 비전을 제시하고 4대 전략에 16대 중점 과제를 담은 ‘K-포레스트’(Forest, 숲) 추진 전략이 그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무분별한 산림 훼손과 대형 산불, 기후 변화로 생태계의 불안전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사스, 에볼라, 코로나19 등 감염병은 산림이 훼손될수록 야생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옮겨 간다”고 우려하고 있다. 갈수록 산림 자원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코로나 19 사태가 계속되면서 산림 휴양, 치유, 현지 실습, 교육 등 대면 산림 서비스 공급이 중단돼 쉽게 접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사회의 모든 분야가 비대면, 원격, 재택 근무,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다.

‘K-포레스트’ 전략에 따르면 정보통신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산림 복지시설을 조성하고, 산림 치유 장소와 치유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스마트 산림복지-헬스케어’ 기술 개발을 목표로 산림형 일자리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숲으로 나아지는 살림살이’라는 구호와 함께 2030년까지 연평균 2만 9000명의 고용 효과와 연간 50만 명의 도시권 숲을 활용한 생활 밀착형 산림 교육을 실시하고 치유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997년 외환 위기, 2008년 금융 위기 등 경제 위기에서도 숲 가꾸기 사업은 공공 일자리 창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전문 임업인은 물론 일시적 실업자들도 산림형 일자리를 얻어 어려운 시절을 극복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 코로나19 사태로 불안, 분노, 우울 등의 증상을 겼고 있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에 의지해 면역력을 높이고 숲 치료 요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어 숲 가꾸기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부터 산림청은 남북 관계 개선 사업의 하나로 북한의 숲까지 아우르는 ‘내 삶을 바꾸는 숲, 숲속의 대한민국’ 프로젝트를 구상해서 추진해 오고 있다. 이는 국토-산촌-도시로 이어지는 활력 있는 숲 공간을 구축하는 로드맵이다. 숲에서 배우고, 숲을 만들어 함께하는 국민 운동으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가는 공공 사업 모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사업에 숲의 면역력을 활용한 바이오 생명산업, 관광, 디지털과 비대면을 임산업에 접목하는 등의 방법으로 신산업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산림형 사회적 경제 및 일자리를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남도는 이미 민선 6기부터 전남을 거대한 공원처럼 숲으로 조성하는 ‘숲속의 전남’ 프로젝트를 실시한 경험을 갖고 있다. 10년 동안 5300억 원을 투입해 3만 1000㏊의 숲을 조성하고 1억 그루 나무를 산지뿐만 아니라 평지인 유휴지 등 어디든지 나무를 심을 공간이 있다면 숲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것을 그 취지로 하고 있다. 현장 여건에 적합한 수종으로 긴 호흡을 갖고 민관 협력을 통해 숲을 가꾸고 이용하는 생활 밀착형 정원 및 숲 조성 사업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올 상반기까지 6500만 그루를 전남 곳곳에 심어 계획 대비 65%를 달성했다는 것이 전남도의 설명이다.

‘숲속의 전남’ 프로젝트는 산림청의 한국형 산림 뉴딜사업인 ‘K-포레스트’의 사전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남도가 ‘숲속의 전남’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한 전남형 산림 뉴딜 사업 과제들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활발한 토론을 벌였으면 한다. 예를 들면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산업에 대규모 숲을 조성하거나 서남해안 기업도시 내 친환경 정원산업 육성, 미세먼지 차단 숲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이 가능하다. 이미 밑그림이 그려진 해안 등 섬 숲 복원 사업 역시 ‘숲에서 찾는 새로운 일상’이라는 한국판 산림 뉴딜 사업에 반영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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