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쿠데타 구금 말리 대통령 사임 발표…“피 원치 않아”
2020년 08월 19일(수) 18:40
반란군, 총리·의회의장 등 감금

아프리카 말리군과 시민들이 18일(현지시간) 수도 바마코에 있는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대통령의 사저를 둘러싸고 있다. 군사 반란을 일으킨 군인들은 케이타 대통령과 부부 시세 총리를 구금 중이다. /연합뉴스

군사 반란으로 구금된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말리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사임을 발표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케이타 대통령은 구금 소식이 전해진 지 몇시간 뒤 국영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사임과 함께 의회 해산을 선언했다.

괴로운 모습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한 케이타 대통령은 “내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피가 흐르기를 원치 않는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사임이 즉각 유효하다고 말했으며 방송화면 하단에는 ‘퇴임하는 대통령’이라는 자막이 떴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오전 아프리카 북서부 말리 수도 바마코에선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케이타 대통령과 부부 시세 총리를 구금했다.

이들은 대통령 사저를 포위하고 공중에 총을 쏘면서 위협했으며 시세 총리가 성명을 내고 반란 군인에게 진정하고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고위 민간 공무원과 군사 관리들도 대거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거리에는 케이타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군중들이 쏟아져나왔다.

케이타 대통령은 쿠데타 후 2013년 투표를 통해 집권했으나 이슬람 급진주의 대처를 둘러싼 정부의 무능과 부패 등으로 인기가 낮았다.

국제기구들은 쿠데타를 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쿠데타에 유감을 나타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프랑스와 니제르의 요청을 수용해 19일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말리 상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유럽연합(EU)에서는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명의로 쿠데타를 규탄하는 성명이 나왔다.

지난 6월부터 말리의 정국 혼란을 가라앉히고자 중재자 역할을 해온 아프리카 15개국 협의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와 과거 말리를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도 쿠데타를 강력히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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