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청 ‘불야성’ 지금 그리 흥청망청할 땐가
2020년 08월 19일(수) 00:00 가가
최근 광주 지역 유흥주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면서 시민들이 깜짝 놀란 사실이 하나 있다. 코로나로 초비상이 걸린 상황 속에서도 유흥가가 밀집한 상무지구에서는 그처럼 많은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유흥주점에서 저녁은 물론 새벽까지 유흥을 즐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되면서 드러난 사실이다.
문제는 확진자가 많이 나온 상무지구 유흥가는 이제 손님들이 뜸해졌지만 대신 동구 구시청 사거리 일대 유흥가는 여전히 붐비고 있다는 사실이다. 광주시가 시내 전역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행정명령(휴업)을 내렸음에도 시내 유명 호프집,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은 주말 밤과 임시 공휴일 연휴를 즐기려는 손님으로 붐볐다. 일종의 ‘풍선 효과’인 것인가.
본보 취재진이 돌아본 결과 시내 최대 유흥가인 상무지구 일대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유흥업소가 줄줄이 폐쇄되면서 화려한 네온등이 꺼져 골목은 어둡기까지 했고 식당도 손님이 없어 썰렁했다. 반면 동구 구시청 사거리 일대는 불야성을 이뤘다. 특히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 ‘유흥주점 영업 금지령’에 해당되지 않는 헌팅 포차에는 많은 손님이 북적였다.
임시공휴일이었던 17일 새벽 구시청 사거리 일대 주점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헌팅포차 앞에는 대기 행렬 길이도 수십 미터에 달했고, 입장까지 한 시간 가까이 걸릴 정도로 붐볐다. 출입 명부 작성도 완전하지 않은 데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손님은 많지 않아 방역 당국의 경고가 무색해 보였다. 마스크 끈만 귀에 걸치고 코와 입을 내놓은 채 앉아 있는 ‘턱스크’ 젊은이들도 많았다.
오갈 데 없는 젊은이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이들 업소를 찾는 것을 나무랄 수만은 없는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비상사태다. 폭염 속에서 방호복을 입고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을 한번 만이라도 생각한다면 이처럼 흥청망청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갈 데 없는 젊은이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이들 업소를 찾는 것을 나무랄 수만은 없는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비상사태다. 폭염 속에서 방호복을 입고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을 한번 만이라도 생각한다면 이처럼 흥청망청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