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을 믿음으로 극복하자
2020년 08월 18일(화) 00:00 가가
요즘 우리 사회는 불안 불안하기만 하다. 54일째 이어진 기나긴 장마와 폭우가 그렇고, 멈출 줄 모르는 코로나19 사태도 그렇고, 부동산 문제를 겨냥한 정부 정책에 따른 민심의 동요 등도 그렇다. 특히 이번 폭우와 장마는 삼남(三南)은 말할 것 없고, 서울·경기·강원 등 전국에 걸쳐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가 너무나 방대하고 인명 피해가 많아, 수재민과 농민들의 시름이 이만저만 깊은 것이 아니다. 또 수개월을 코로나19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는데, 또다시 가파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엄습하는 공포심과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밖에도 주거 문제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설상가상으로 근검공렴(勤儉公廉)해야 할 고위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거 같아 왠지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이러한 때 선현의 가르침을 되돌아보면, ‘성의’와 ‘믿음’이란 말이 가슴 깊게 다가온다. 정부는 뜻을 진실하게 하여 국민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공자는 자공(子貢)이 정치에 대해 묻자, 세 가지 목표를 말한다. “백성의 믿음을 얻는 것(民信之)이 가장 중요하고, 다음이 경제 안정(足食)이며, 그 다음이 국방(足兵)이다.”(논어 ‘안연편’) 이는 “백성의 믿음 없이는 나라가 바로 설 수가 없다”는 말로, 정치는 “국민의 믿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예컨대 국민이 정부를 굳게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하려면 신의를 주고 신뢰로 화답해야 한다. 마치 신의(Fidelity)가 믿음을 심는 일이라면, 신뢰(Trust)는 그 결과로서 서로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신의와 신뢰는 동전의 안과 밖처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표리의 관계에 있는 덕목이다. 이 두 가지 덕목에 공통된 것은 바로 ‘믿음’이다.
따라서 인간과 인간 간이든 또는 정부와 국민 간이든 믿음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믿음을 주는 일도 있었지만 불신이 커진 일도 있었다. 코로나19 발병의 경우 온 국민의 일심 단결한 모습과 알맞은 조치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하게 하였다. 국민이 정부를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당국이 아침저녁으로 신뢰성과 진정성을 가지고 설명했던 결과다. 이에 비해 장마와 폭우에 대한 대비와 대처 문제, 부동산 정책, 고위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은 서로가 믿지 못하는 ‘불신’으로 증폭된 감이 없지 않다. 다만 사실관계가 어찌 되었든, 의혹과 불신을 해소해 주지 못한 것은 정부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예로부터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라고 했다. 국가의 근간은 바로 공무원 조직이며, 공직자의 불신에 대한 의혹과 논란은 빨리 대처할수록 좋다. 의혹은 의혹을 낳고 불신은 또 다른 불신을 낳는다. 신의를 가리켜 거센 물살 한가운데 버티고 있는 바위와도 같다고 했다. 신의는 진실을 담기 때문에 자신이 믿는 것을 끝까지 지키고, 일단 어떤 길에 들어서면 어떠한 난관이나 유혹이 있더라도 고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의가 없는 사람이면 무엇을 믿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자기 자신 스스로도 알 수 없을지 모른다.
믿음은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근간이다. 정치는 민생을 안정시키고 복지국가를 만드는 데 매진할 수 있을 뿐, 행복 그 자체가 실질적 국정 목표가 되기는 어렵다. 복지(welfare)는 행복의 한 중요 수단으로 물질적·경제적 수단일 뿐 행복 그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부당하게 취득한 소득으로 호의호식하기보다 정당한 소득으로 떳떳하게 사는 것이 올바른 인생임을 알고, 풍족할 경우에도 생활을 즐기되 가난한 이웃과 나눌 수 있는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 이것이 행복한 국가 아니겠는가.
삶에 있어서 일과 놀이의 하모니는 의미 있는 인생을 위한 필요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와 함께 절제와 절약은 단지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삶의 절제까지 포함한다. 절제와 절약에 바탕을 둔 검소한 삶의 태도는 진정한 청빈의 아름다움이 아닐 수 없으며, 정부와 국민의 신뢰와 믿음은 이 모든 것의 핵심이 될 것이다.
김세종
다산연구소장
예로부터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라고 했다. 국가의 근간은 바로 공무원 조직이며, 공직자의 불신에 대한 의혹과 논란은 빨리 대처할수록 좋다. 의혹은 의혹을 낳고 불신은 또 다른 불신을 낳는다. 신의를 가리켜 거센 물살 한가운데 버티고 있는 바위와도 같다고 했다. 신의는 진실을 담기 때문에 자신이 믿는 것을 끝까지 지키고, 일단 어떤 길에 들어서면 어떠한 난관이나 유혹이 있더라도 고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의가 없는 사람이면 무엇을 믿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자기 자신 스스로도 알 수 없을지 모른다.
믿음은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근간이다. 정치는 민생을 안정시키고 복지국가를 만드는 데 매진할 수 있을 뿐, 행복 그 자체가 실질적 국정 목표가 되기는 어렵다. 복지(welfare)는 행복의 한 중요 수단으로 물질적·경제적 수단일 뿐 행복 그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부당하게 취득한 소득으로 호의호식하기보다 정당한 소득으로 떳떳하게 사는 것이 올바른 인생임을 알고, 풍족할 경우에도 생활을 즐기되 가난한 이웃과 나눌 수 있는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 이것이 행복한 국가 아니겠는가.
삶에 있어서 일과 놀이의 하모니는 의미 있는 인생을 위한 필요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와 함께 절제와 절약은 단지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삶의 절제까지 포함한다. 절제와 절약에 바탕을 둔 검소한 삶의 태도는 진정한 청빈의 아름다움이 아닐 수 없으며, 정부와 국민의 신뢰와 믿음은 이 모든 것의 핵심이 될 것이다.
김세종
다산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