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안심 해수욕장’에서 행복한 피서를
2020년 07월 31일(금) 00:00

홍석봉 영광부군수

해양수산부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피서철을 맞아 내놓은 정책이 ‘안심 해수욕장 예약제’다. 해수욕장 이용객 밀집도를 낮춰 안전하게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선진적인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전남도에서는 12개 해수욕장에 우선 적용했는데, 영광군에서는 지난 7월 10일과 18일 각각 개장한 가마미 해수욕장과 송이도 해수욕장이 그 대상이다.

해수욕장을 개장할 경우 무엇보다 몰려드는 방문객의 안전과 코로나19 지역 사회 감염의 선제적 차단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영광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에 예약제를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내심 이로 인해 관광객이 감소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영광의 9경 중 5경으로, 홍농읍 계마리에 위치한 가마미 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 1㎞, 너비 200m, 수심 1~2m로 영광읍에서 북서쪽으로 24km 떨어진 곳에 있다. 반달 모양의 넓은 백사장 뒤편에 소나무숲이 해안을 따라 이어져 있고, 바닷물이 맑고 모래가 고와 모래 찜질에 좋으며, 바닷물이 따뜻해 해수욕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곳이다.

영광군의 62개 섬 중 가장 아름다운 섬 낙월면 송이도는 소나무가 많고 사람의 귀를 닮아 송이도라 불린다. 송이도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몽돌 해수욕장은 부드럽고 동글동글한 모양의 조약돌이 1㎞ 길이의 해변에 펼쳐져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신비의 바닷길은 진도만이 아니라 영광에서도 볼 수 있다. 송이도에는 간조(썰물) 시 대각이도까지 모래등이 나타나는데, 길이 2.5㎞ 폭 7㎞로 경운기가 왕래할 정도로 단단하다. 겨울철에 대맛조개, 여름철에 백합 등을 잡을 수 있어 주민들의 수입원이 되고 송이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백합 캐기 체험도 해 볼 수 있다.

이들 해수욕장은 해양수산부 개설 사이트 ‘바다여행’을 통해 방문객들의 사전 예약을 받고 있으며, 공무원 9명, 유관기관 7명, 민간단체 14명, 대학생 아르바이트 6명 등 모두 36명이 안전 관리 및 자체 방역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가마미 해수욕장에는 정자 12개, 몽골텐트 20개, 테크 26개, 카라반 10개, 사각 평상 5개, 파라솔 20개만 준비해 하루 700명으로 방문객을 제한하고 있으며, 해수욕장 입구에서 발열 검사는 물론 화장실 등 다중 이용 시설에 대한 방역도 실시하고 있다.

송이도 해수욕장에는 정자 8개, 파라솔 5개, 텐트 등을 설치할 수 있는 구역을 설정, 하루 100명만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선착장인 염산면 향화도 여객선 매표소에서 발열 검사를 통해 코로나19로부터 섬 주민들을 보호하고 있다.

이러한 영광군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책 속에 가마미·송이도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은 37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00여 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피서를 미뤘던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안전한 가마미와 송이도를 찾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영광군은 ‘안심 해수욕장 예약제’를 다른 관광지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앞으로 또 다른 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내 유명 관광지인 칠산타워, 노을전시관 등에 방문객이 지나치게 몰리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크게 바뀌고 개인 위생만이 아니라 공동체, 더 나아가 지역, 국가 차원의 방역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는 요즘이다. 해수욕장은 사람들의 밀집도가 높은 만큼 이용객과 지역 사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감염병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심 해수욕장 예약제로 인해 방문객이 오히려 늘면서 해수욕장 주변 민박집, 음식점, 마트 등 지역 상권이 살아나고 있어 무엇보다 다행스럽다. 코로나19로부터 지역민과 관광객의 건강을 지키면서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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