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아저씨의 귀환
2020년 07월 16일(목) 00:00 가가
“참 쉽죠?”(That easy?) 부풀어 오른 파마머리에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푸른 눈의 아저씨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캔버스에 바다와 산과 나무가 등장하고 순식간에 한 폭의 이국적인 풍경화가 완성된다. 오래전 TV를 통해 만났던, ‘밥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불린 미술 강사 밥 로스. 그는 쓱쓱 너무도 편하게 붓을 놀렸다. 그러다 보면 ‘마법처럼’ 그림이 완성되곤 했다. 절로 탄성이 나왔다.
1994년 EBS에서 방영됐던 ‘그림을 그립시다’는 밥 로스(1942~1995)의 ‘그리기의 즐거움’(The Joy of Painting)을 성우 더빙으로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1983년 첫 방송을 시작해 총 31시즌, 403화로 구성된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은 미국에서만 9억3500만 가정에서 시청했고 영국·독일 등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달 말부터 EBS가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는 이들을 위해 ‘밥 로스의 그림을 그립시다’를 다시 방송하고 있다.(일요일 오후 5시) 인터넷을 통해 잊고 지냈던 밥 아저씨를 만나니 옛 추억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다시, 피아노 PLAY IT AGAIN’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 편집국장이었던 아마추어 피아니스트 앨런 러스브리저가 쇼팽의 ‘발라드 1번 G장조’를 완주해 내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그는 위키리크스 사건, 일본 쓰나미 등 세계적인 이슈가 터지던 1년간, 신문 제작을 하면서도 매일 20분씩 피아노 연습을 했다고 한다. 김종구 전 한겨레 편집국장의 ‘오후의 기타’는 쉰 살이 넘어 기타를 접한 저자가 무뎌진 손가락으로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해 무대에 서기까지의 이야기와 삶의 단상을 묶은 책이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변에도 피아노를 다시 치기 시작한 이나 혹은 드로잉에 빠진 이도 있다. 악기 하나쯤 연주하고 싶었거나 그림 그리기, 뜨개질을 배워 보고 싶었던 이들이라면 지금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인·학원 강습이 어려운 시기이기는 하지만 유튜브 등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지난달 말부터 EBS가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는 이들을 위해 ‘밥 로스의 그림을 그립시다’를 다시 방송하고 있다.(일요일 오후 5시) 인터넷을 통해 잊고 지냈던 밥 아저씨를 만나니 옛 추억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