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혼선 부르는 허위 진술 엄정 대응을
2020년 07월 14일(화) 00:00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잇단 허위 진술로 인해 광주시의 방역 시스템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재확산 이후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속출하고 있는데도 일부 몰지각한 확진자들이 접촉자나 이동 동선을 숨기면서 새로운 감염원을 만드는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이달 초 양성 판정을 받은 76번 확진자(금양오피스텔 관련)의 경우 전남대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배드민턴 클럽 대항 경기에 참석한 뒤 접촉자 등 열 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방역 당국에 경기 참석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국은 76번 확진자가 수차례 방문한 스포츠센터 주변 방역만 실시한 채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는 별도로 하지 않았다. 그가 한사코 ‘스포츠센터 주변 벤치에만 있었다’는 식으로 진술했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 8일 확진된 137번 확진자 동선에서 전남대 스포츠센터가 나오면서 심층 조사를 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지난 9일 76번 확진자와 그의 접촉자들을 잇따라 찾아냈다. 이들 신규 확진자들은 이처럼 역학조사에 공백이 생긴 1주일 동안 사우나와 대학병원을 방문하고 상점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광주 37번 확진자도 역학조사 초기 거짓 진술로 일관했다가 경찰에 고발됐다. 그는 광주에서 2차 유행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첫 확진 판정을 받은 34번과 함께 한방병원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지만, 집단 감염지가 된 금양오피스텔과 대전 방문 사실 등을 철저히 숨겼다. 이로 인해 금양오피스텔 관련자에 대한 조사가 늦어지면서 추가 감염이 확산됐다.

이처럼 고의적인 사실 누락이나 은폐로 역학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는 방역 당국의 노력을 무력화하고, 감염병 차단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불법 행위다. 이들이 허위 진술만 하지 않았다면 대규모 확진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거짓 진술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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