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공동체’ 문화 가치
2020년 07월 10일(금) 00:00 가가
예나 지금이나 인간 사회에 자연재해와 질병은 가장 큰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래서 전통 사회에서는 바람, 구름, 우레, 비와 같은 자연 현상을 신격화하여 매년 음력 2월과 8월이면 제사를 지냈다. 바람을 관장하는 비렴(飛廉), 구름을 관장하는 풍융(豊隆) 또는 운중군(雲中君), 우레를 관장하는 헌원(軒轅), 비를 관장하는 평예(萍예) 등이 그 대상이었다.
이들은 모두 농사에 영향이 큰 기후를 관장하는 하늘 신으로, 비가 때맞추어 알맞게 내리고 바람이 고르게 붐으로써, 곡식이 잘 되고, 먹거리가 풍성하면 다툼이 없고 천하가 태평하다는 뜻에서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연신의 몽니랄 수 있는 자연재해를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한 방편이자, 신에 대한 기원과 감사의 의미를 담아 의식을 베풀었다.
인간 사회의 두려움과 공포심의 대상은 무엇보다 질병이었다. 질병은 인간의 죽음과 직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전염력이 강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옮아가며 대형 인명 피해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개념 인식이 존재하지 않았던 터라 그 원인과 치료, 예방 역시 귀신 또는 악귀라고 하는 초자연신에게서 의존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바로 질병을 관장하는 ‘년’(年)이란 악귀를 쫓고 달래는 의식이었다. 이 ‘년’은 땅 신으로, 몽니를 부리면 염병(장티푸스), 천연두(天然痘), 홍역, 수두 같은 강력한 전염병을 퍼트린다고 믿었다.
이러한 전염병은 인간 사회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는데, 전통 사회에서 수인성 전염병인 염병이나 천연두에 대한 신앙 의식이 다양하게 발달하였다. 천연두는 달리 손님·마마(마마)·포창(疱瘡)·호역(戶疫)·두창(痘瘡)·여역(려疫) 등으로도 불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년’이란 악귀는 새해가 바뀌거나 귀빈의 행차가 있거나 경사스러운 일에 주로 몽니를 부린다고 알려지고 있다. 예컨대 궁중에서 한 해를 보내는 음력 섣달 그믐날 나의(儺儀)를 베풀어 악귀를 쫓고 밝은 새해를 맞았으며, 민중들이 새해가 밝고 초이튿날부터 보름까지 마을 단위로 풍물을 어울러 집집마다 돌돌이를 하며 ‘지신밟기’를 한 풍속도 모두 ‘년’의 몽니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년’이란 악귀를 밟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다는 뜻에서다. 바로 이 ‘년’의 최대 무기인 전염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의식은 손님굿·별상거리·호구거리나 손굿·마마굿·마누라배송굿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의식화되어 지극히 중요시했다.
요즘 온 세계가 들불처럼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창궐로 시름이 매우 깊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데, 코로나19라고 하는 전염병은 기존의 생활 패턴을 바꾸고 삶의 방식에도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염병이나 천연두 같은 세균성(박테리아) 전염병이 이제는 왕관 쓴 모양의 코로나19라고 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바뀌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가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방법은 자가 격리나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쓰기 등에 매달리는 것뿐이니 인간의 힘이 너무나 나약하게만 느껴진다. 과거 인간을 두려움과 공포심에 떨게 한 것이 ‘세균’이었다면 지금은 ‘바이러스’인데, 아직은 뾰족한 대처 방법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에 의존하는 것은 단시일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화되면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 전통 문화 속에는 ‘공동체’라는 민족 정신이 있다. 역사상 수많은 국난과 전쟁을 겪는 어려움 속에서도 ‘모이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한다’며 ‘더불어, 함께, 서로’라는 말로 다양한 형태의 민족 공동체를 형성하고, 민중 의식을 키워 왔다.
이러한 공동체의 문화 유산은 역사, 예술, 학문적 측면에서 세계 속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가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될 경우, 공동체의 문화 가치를 분열시킬 수 있다는 위기감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어려울 때 일수록 서로 돕고 나누며, 뭉쳐야 한다는 공동체 정신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 당면한 코로나19의 치료와 예방 방법도 공동체 정신에서 찾았으면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년’이란 악귀는 새해가 바뀌거나 귀빈의 행차가 있거나 경사스러운 일에 주로 몽니를 부린다고 알려지고 있다. 예컨대 궁중에서 한 해를 보내는 음력 섣달 그믐날 나의(儺儀)를 베풀어 악귀를 쫓고 밝은 새해를 맞았으며, 민중들이 새해가 밝고 초이튿날부터 보름까지 마을 단위로 풍물을 어울러 집집마다 돌돌이를 하며 ‘지신밟기’를 한 풍속도 모두 ‘년’의 몽니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년’이란 악귀를 밟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다는 뜻에서다. 바로 이 ‘년’의 최대 무기인 전염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의식은 손님굿·별상거리·호구거리나 손굿·마마굿·마누라배송굿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의식화되어 지극히 중요시했다.
요즘 온 세계가 들불처럼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창궐로 시름이 매우 깊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데, 코로나19라고 하는 전염병은 기존의 생활 패턴을 바꾸고 삶의 방식에도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염병이나 천연두 같은 세균성(박테리아) 전염병이 이제는 왕관 쓴 모양의 코로나19라고 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바뀌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가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방법은 자가 격리나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쓰기 등에 매달리는 것뿐이니 인간의 힘이 너무나 나약하게만 느껴진다. 과거 인간을 두려움과 공포심에 떨게 한 것이 ‘세균’이었다면 지금은 ‘바이러스’인데, 아직은 뾰족한 대처 방법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에 의존하는 것은 단시일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화되면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 전통 문화 속에는 ‘공동체’라는 민족 정신이 있다. 역사상 수많은 국난과 전쟁을 겪는 어려움 속에서도 ‘모이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한다’며 ‘더불어, 함께, 서로’라는 말로 다양한 형태의 민족 공동체를 형성하고, 민중 의식을 키워 왔다.
이러한 공동체의 문화 유산은 역사, 예술, 학문적 측면에서 세계 속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가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될 경우, 공동체의 문화 가치를 분열시킬 수 있다는 위기감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어려울 때 일수록 서로 돕고 나누며, 뭉쳐야 한다는 공동체 정신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 당면한 코로나19의 치료와 예방 방법도 공동체 정신에서 찾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