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을 제안한다
2020년 07월 02일(목) 00:00 가가
근자에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삶의 원리를 밝히는 인문학이 대세다. 인문학의 기본은 문사철(文史哲)이다. 역사학의 기본이 과거 연구를 통한 정체성 정립과 자긍심 제고라면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내가 나를 몰라 소홀히 하고 내 주변을 무시하게 되면 어찌 자존이 생기겠는가? 그러나 요즘 세상은 너무 조급하여 앞뒤 모르고 길을 마구 달려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기라는 존엄한 주체에 대한 성찰이나 애정, 자존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광주라는 공간은 수억 년의 지리적 환경 위에 자리한 만년 가까운 역사가 있고 한반도 남부 지방의 풍토가 있어 그 안에 광주인의 모태가 형성되었다. 한반도의 남부 지역, 풍요로운 농경을 중심으로 오랜 역사와 문화가 이루어진 곳이다. 그래서 남도 문화와 남도인들의 고유한 속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서두가 이렇게 거창함은 너무나 중요한 명제를 논하기 위함이다. 광주에 광주를 공부하는 조그만 장을 많이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름하여 광주학 담론의 장, ‘광주학’을 제안한다. 나는 오랜 기간 동안 ‘광주 역사박물관’ 건립과 광주를 공부하는 소모임을 많이 만들자는 주장을 줄곧 하였다. 광주를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구성원들이 그렇고 이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이 그렇고 이루어진 결과들이 의문스럽다. 경향 각지의 많은 자치단체들이 자기 지역을 탐색하는 일에 아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접한다. 이를 소위 지역학이라고 하자. 그나마 광주학 콜로키움이라는 공부 모임을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하여 2015년부터 해 온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른 도시들은 오래전부터 전문 연구기관에서 지역학에 대한 왕성한 연구 활동과 공부 모임을 지원해 왔는데 그에 비하면 우리 지역은 그냥 스스로 모아 공부하는 공부 모임이 있을 뿐이었다. 그마저도 작년에 이어지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올해 다시 시작하게 되어 참 기쁘다. 광주에 공부 모임이 많을수록 그게 바로 문화 도시다운 것이 아닌가?
1990년대 이후 지역학은 하나의 화두였다. 우리 지역에는 호남학은 있었으나 광주학을 따로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학에 호남학 연구기관들이 있고 광주학을 호남학의 한 범주로 이해하면 되는데 구태여 또 다른 장을 만들어 나눌 필요가 있나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이미 지역학이 수준급이다. 연구원 개설과 연구지 발간, 역사 자료 수집, 지역 발전 방안 마련 등을 잘 해내고 있다. 조그만 자치단체에서 다 하는 일들을 왜 광주에서는 삼가고 있을까?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에서 형성된 역사와 문화를 살피는 장을 마련하는 데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지역학 연구는 정체성 정립과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학문 활동이니 너무나 타당한 일이다.
혹자는 지역학 연구는 이미 수많은 성과가 있다고 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내가 관심이 있는 광주 도시 공간에 대한 고찰은 과거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한 자료가 원전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를 다시 인용함을 반복하고 있으니 부끄러울 뿐이다. 광주라는 용어가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양림동의 한자 표기는 어떤 것이 정확한지, 불교의 도입은 언제부터인지, 삼단(三壇)의 위치는 어디인지 알 수 없다. 그런 가운데 과거의 흔적들이 우리 곁에서 점점 사라져 간다. 요즘 같으면 도시 재생의 가장 중요한 터가 될 근대 공간들이 이미 없어져 버렸다.
우리 공동체 광주에 대한 공부 모임은 본격적인 연구를 위한 일종의 불쏘시개이다. 운동은 몇몇이 시작하여 시민 대중과 함께 확산되어야 성공한다. 특히 문화운동은 더욱 그렇다. 소수가 모여 우리를 알아 가는 모임을 점점 활성화시키는 것은 공동체성을 제고하는 소중한 일이다. 시민들이 모여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듣고 묻고 내재적 가치를 탐구하자는 것이다.
근자에 광주는 5월 항쟁, 광주형 일자리, 문화중심도시 조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러나 도시란 원래 수많은 명제들이 혼재되어 있는 통합 공간이라고 보면 다양한 아젠다가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요즘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정신없는데 무슨 배부른 소리냐 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를 사랑하여 우리의 자긍을 세우기 위한 일을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 초기 철기시대부터 마한,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 조선시대 그리고 현대까지 공부해야 할 과제는 너무 많다. 공부를 통하여 우리를 성찰할 공부 모임 ‘광주학’을 소망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이미 지역학이 수준급이다. 연구원 개설과 연구지 발간, 역사 자료 수집, 지역 발전 방안 마련 등을 잘 해내고 있다. 조그만 자치단체에서 다 하는 일들을 왜 광주에서는 삼가고 있을까?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에서 형성된 역사와 문화를 살피는 장을 마련하는 데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지역학 연구는 정체성 정립과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학문 활동이니 너무나 타당한 일이다.
혹자는 지역학 연구는 이미 수많은 성과가 있다고 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내가 관심이 있는 광주 도시 공간에 대한 고찰은 과거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한 자료가 원전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를 다시 인용함을 반복하고 있으니 부끄러울 뿐이다. 광주라는 용어가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양림동의 한자 표기는 어떤 것이 정확한지, 불교의 도입은 언제부터인지, 삼단(三壇)의 위치는 어디인지 알 수 없다. 그런 가운데 과거의 흔적들이 우리 곁에서 점점 사라져 간다. 요즘 같으면 도시 재생의 가장 중요한 터가 될 근대 공간들이 이미 없어져 버렸다.
우리 공동체 광주에 대한 공부 모임은 본격적인 연구를 위한 일종의 불쏘시개이다. 운동은 몇몇이 시작하여 시민 대중과 함께 확산되어야 성공한다. 특히 문화운동은 더욱 그렇다. 소수가 모여 우리를 알아 가는 모임을 점점 활성화시키는 것은 공동체성을 제고하는 소중한 일이다. 시민들이 모여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듣고 묻고 내재적 가치를 탐구하자는 것이다.
근자에 광주는 5월 항쟁, 광주형 일자리, 문화중심도시 조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러나 도시란 원래 수많은 명제들이 혼재되어 있는 통합 공간이라고 보면 다양한 아젠다가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요즘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정신없는데 무슨 배부른 소리냐 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를 사랑하여 우리의 자긍을 세우기 위한 일을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 초기 철기시대부터 마한,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 조선시대 그리고 현대까지 공부해야 할 과제는 너무 많다. 공부를 통하여 우리를 성찰할 공부 모임 ‘광주학’을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