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성 외면 ‘어등산’ 어쩌다 갈등만 남았나
2020년 06월 23일(화) 00:00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산 넘어 산, 첩첩산중에서 길을 잃었다. 2005년 첫 개발 계획을 밝힌 지 15년이 지났지만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공익성은 사라지고 개발 논리에 따른 갈등만 남았다. 광주시는 상업지역을 늘려서라도 새로운 사업자를 찾아내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업지역 확대에 대해서는 일부 시민단체와 상인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기존 사업자 측은 사업 추진 의지를 밝히며 시를 상대로 법적 소송에 나선 상태다. 이 업체와의 법적 다툼을 벌이면서 새로운 사업자를 찾는다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광주시 계약행정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공익시설 개발’ 이 출발점이다. 그럼에도 이 사업이 이처럼 꼬인 것은 공익성이라는 기본 원칙을 어기면서 시작됐다는 지적이 많다. 2005년 처음 시작부터 그랬다. 민간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수익 시설’로 골프장 27홀(체육시설)이 포함됐는데 우여곡절 끝에 (주)어등산리조트(금광기업)는 2012년 골프장만 우선 개장했다. 결국 시는‘돈 안 되는’ 테마파크 개발사업만 떠안게 됐다.

광주시가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어등산 골프장 선(先)개장’을 승인하는 대신 ‘시민의 휴식처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어등산 유원지(테마파크·호텔) 조성 사업은 이후 진척이 없었다. 일부 민간 업체들은 골프장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테마파크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며 포기했다. 민선 7기 들어서도 호반과 서진건설 등이 사업 승계에 뛰어들었지만, 실패했다.

결국 돈 되는 골프장 선개발을 방치하고 선개장까지 승인해 준 광주시가 어등산 개발사업 표류를 자초한 셈이다. 아무 성과도 없이 지역사회의 갈등만 유발하는 이런 어설픈 행정은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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