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상수도관 교체에 집중 투자해야
2020년 06월 10일(수) 00:00
올해로 광주에 수돗물이 공급된 지 100년을 맞았지만 노후 상수도관이 절반에 육박하는 데다 수돗물 누수율도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수돗물 오염 사고도 끊이지 않아 상수도 행정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광주 시내 상수도관 3933㎞ 가운데 20년 이상 된 노후 관로는 48.2%인 1896㎞에 이르며 1988년 이전에 제작돼 30년이 넘은 관로도 14.6%나 된다. 더욱이 이들 노후 상수도관은 대부분 내부가 빠르게 부식되거나 코팅이 잘 벗겨지는, 지금은 사용이 중단된 재질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지난 5일 서구의 한 아파트에 이물질이 섞인 수돗물이 유입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낡은 상수도관은 수돗물이 땅속으로 줄줄 새는 누수의 주범이기도 하다. 광주의 상수도 누수율은 2015년 기준 13.3%로, 전국 특·광역시 평균 8.6%에 비해 훨씬 높다. 연간 누수량은 1800톤 이상으로, 생산 원가로 치면 100억 원어치의 수돗물이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상수도관 교체는 뒷전인 채 배수지 공사 등 사실상 후순위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비전문가인 행정직들이 본부장부터 사업소장까지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인력 구조도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를 상수도 정책과 조직 혁신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노후 상수도관 교체는 시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광주시는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예산을 집중 투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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