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전두환 ‘일해공원’ 존재하고 있다니
2020년 06월 10일(수) 00:00
‘전두환 공원’인 일해공원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 세금으로 전두환 생가도 보존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전두환 흔적 지우기와 역사 바로 세우기가 진행 중이지만 유독 합천군만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이 공원은 2007년 전두환 씨의 아호인 ‘일해’(日海) 를 따 ‘일해공원’으로 바뀌었다. 공원 입구에는 전 씨의 친필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졌다. 표지석 뒷면에는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표지석을 세웁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러나 최근 일해공원의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남 지역 한 시민단체는 어제 일해공원 앞에서 공원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광주 시민을 무참히 학살한 전두환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죄 많은 얼굴을 꼿꼿이 세우고 있는데, 이는 아직 과거가 청산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원 이름이 일해공원으로 바뀐 뒤 지금까지 유지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국민을 학살한 독재자 생가를 세금으로 유지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열을 올렸다. 이들의 지적에 의하면 심지어 전두환 씨의 생가에는 버젓이 ‘국가 위기를 수습해 대통령으로 추대’됐다는 망언이 적혀 있다고 한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들은 전 전 대통령 친필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을 대형 현수막으로 가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현수막에는 ‘참회 없는 전두환!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가르쳐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들의 지적대로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은 경호 및 경비를 제외한 다른 예우를 받지 못한다’라고 되어 있다.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전두환의 생가를 국·공유재산 목록에서 삭제하고 일해공원의 이름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