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 양력과 음력 사이를 메운 비밀의 시간
2020년 06월 10일(수) 00:00 가가
몇몇 분들이 연락을 해 왔다. 조상님 산소를 옮기는 이장(산일)을 해야 하는데, 올해는 음력 4월이 윤달이기 때문에 4월에 해도 괜찮냐고 묻는다. 그럼 간단히 대답해 드린다. “가족들과 상의해서 가족들이 가장 많이 모이고, 날씨 좋은 날을 택해 이장을 하세요.”
‘시간’을 전공하고 공부했던 사람으로서, 기회가 되면 윤달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후기 홍석모가 쓴 ‘동국세시기’에 “(윤달에) 세속에서는 혼인에 적당하고, 또 수의(壽衣)를 짓기에 적당하다고 여기며, 모든 일을 꺼리지 않는다(百事不忌)”고 적고 있다.
윤달을 특별히 대했던 것은 태음력을 썼던 동아시아의 독특한 관념 때문이었다. 관념이 일반화되면 그것은 문화가 된다. 옛 국왕들도 민간에서 유행하는 풍습을 묻고 오히려 그것을 따랐다. 일종에 유행을 따른 것이다.
윤달(閏月)의 윤(閏)자는 ‘쓰고 남은 것’을 의미한다. 즉, ‘정식이 아니고 정통이 아닌 것’을 말한다. 윤달은 정상적인 달이 아니다. 한자를 풀어쓰면, ‘문(門) 안의 왕(王)’이다. 고대 주나라 임금은 매월 초하루 종묘에 가서 제사를 지냈다. 그러나 윤달 초하루는 종묘가 아니라 침전의 문 안에 있었다 하여 문(門) 속에 왕(王)자를 넣어 윤(閏) 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현존하는 중국 세시기 중에 가장 오래된 ‘형초세시기’는 6세기 초나라의 세기와 풍습을 담고 있다. 여기에서는 윤달에 “모든 일을 거행하지 않는다(不擧百事)”라고 했다. 윤달에 어떤 때는 “모든 일을 거행하지 않는다”고 하고, 또 어느 때는 “모든 일을 꺼리지 않는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윤달이 결혼 등 길사(吉事)에 좋지 않다고 하고, 반면에 옛 책에는 윤달에 혼인이 적당하다고 한다. 지금도 윤달에 이장을 하면 탈이 없다는 속설이 있다. 시대별 유행이 이렇고, 윤달이 그렇다.
태양의 주기 1년, 대략 365.5일은 농작물 재배와 수확의 시기와 맞물려 있다. 태양은 삶의 주기이다. 낮은 활동의 무대이다. 다만 태양으로 한 달을 잴 수가 없다. 밤중에 뜨는 ‘달’은 그 모양새부터 주기적으로 변한다. 보름달의 주기는 거의 29.5일이다. 한 달을 29일, 그 다음 달을 30일로 맞춰 이 소수점을 해결했다. 1년 열두 달은 태양의 주기와 비교하여 11.5일 정도 부족하다. 이 남은 날짜들을 모아 모아서 2~3년마다 따로 한 달을 만들어 내어, 태양력의 길이에 맞췄다. 달의 시간 길이를 태양의 길이에 꿰맞추려는 인류의 놀라운 창작품이 윤달이다. 그래서 태양도 살리고, 달도 살려 내어 함께 세월을 누렸다.
밤은 휴식의 시간이다. 우리네 생체 리듬은 활동과 휴식의 흐름이다. 그 속에서 삶의 여러 박자가 만들어진다. 태양과 달이 그들의 상상을 연결해 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각했다. ‘남은 달’인 윤달에 “무엇을 할까?” 그 고민이 태음력에 익숙한 옛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만들어 냈다. 그때그때마다 다르고, 나라마다 다르다.
흔히 태양력이라고 할 때, 그것은 24절기를 말한다. 숫자일이 아니다. 반면에 태음력은 육십갑자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숫자일로 달력에 기입된다. 매월 초하루부터 시작된다. 1주기가 삶의 주기이듯 태양의 주기를 이르지만 태양력은 숫자일이 아니다 보니 숫자에 익숙한 사람들은 태음력의 길이를 가져다가 대신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354일 만에 한 주기가 찾아오고, 윤달이 들어있는 해에는 384일이 1주기가 된다. 어긋난 기일의 시간 단위이다.
1주기, 곧 기일은 태양이 다시 그 자리에 오는 날이다. 기일은 주기의 시간이자 동시에 만남의 시간이다. 마치 가족이 다시 한 자리에 모이는 날과 같다. 산일을 하든 결혼을 하든 간에 좋은 날을 잡아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좋다. 음력 속에 마치 숨겨져 있는 듯한 지금의 윤달 풍속도 시대별로 달라질 것이다. 음력의 용도는 예전만 못하다. 설날이나 추석의 비중을 강조하는 선에서 음력은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윤달을 특별히 대했던 것은 태음력을 썼던 동아시아의 독특한 관념 때문이었다. 관념이 일반화되면 그것은 문화가 된다. 옛 국왕들도 민간에서 유행하는 풍습을 묻고 오히려 그것을 따랐다. 일종에 유행을 따른 것이다.
태양의 주기 1년, 대략 365.5일은 농작물 재배와 수확의 시기와 맞물려 있다. 태양은 삶의 주기이다. 낮은 활동의 무대이다. 다만 태양으로 한 달을 잴 수가 없다. 밤중에 뜨는 ‘달’은 그 모양새부터 주기적으로 변한다. 보름달의 주기는 거의 29.5일이다. 한 달을 29일, 그 다음 달을 30일로 맞춰 이 소수점을 해결했다. 1년 열두 달은 태양의 주기와 비교하여 11.5일 정도 부족하다. 이 남은 날짜들을 모아 모아서 2~3년마다 따로 한 달을 만들어 내어, 태양력의 길이에 맞췄다. 달의 시간 길이를 태양의 길이에 꿰맞추려는 인류의 놀라운 창작품이 윤달이다. 그래서 태양도 살리고, 달도 살려 내어 함께 세월을 누렸다.
밤은 휴식의 시간이다. 우리네 생체 리듬은 활동과 휴식의 흐름이다. 그 속에서 삶의 여러 박자가 만들어진다. 태양과 달이 그들의 상상을 연결해 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각했다. ‘남은 달’인 윤달에 “무엇을 할까?” 그 고민이 태음력에 익숙한 옛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만들어 냈다. 그때그때마다 다르고, 나라마다 다르다.
흔히 태양력이라고 할 때, 그것은 24절기를 말한다. 숫자일이 아니다. 반면에 태음력은 육십갑자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숫자일로 달력에 기입된다. 매월 초하루부터 시작된다. 1주기가 삶의 주기이듯 태양의 주기를 이르지만 태양력은 숫자일이 아니다 보니 숫자에 익숙한 사람들은 태음력의 길이를 가져다가 대신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354일 만에 한 주기가 찾아오고, 윤달이 들어있는 해에는 384일이 1주기가 된다. 어긋난 기일의 시간 단위이다.
1주기, 곧 기일은 태양이 다시 그 자리에 오는 날이다. 기일은 주기의 시간이자 동시에 만남의 시간이다. 마치 가족이 다시 한 자리에 모이는 날과 같다. 산일을 하든 결혼을 하든 간에 좋은 날을 잡아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좋다. 음력 속에 마치 숨겨져 있는 듯한 지금의 윤달 풍속도 시대별로 달라질 것이다. 음력의 용도는 예전만 못하다. 설날이나 추석의 비중을 강조하는 선에서 음력은 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