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만 전남농식품벤처창업센터장] 농식품 벤처 창업 열풍, 다시 불기를
2020년 06월 04일(목) 00:00

최철만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전남농식품벤처창업센터장

이따금 ‘농자천하지대본야’(農者天下之大本也)라고 쓴 만장을 본다. 농사가 천하의 큰 근본이 되는 중요한 일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농업은 FTA 확산을 비롯해 농업 시장 개방, 농업 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농가 소득 및 수출이 정체되면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농업의 실질 성장률은 매년 크게 둔화되고, 전체 산업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긴 하지만, 최근 농업은 정보통신·바이오·환경 및 에너지 분야 기술과의 융·복합 덕분에 신성장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면서 1인 가구의 등장, 초고령 사회와 소비 패턴 변화,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한 각종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는 농식품 산업 분야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2000년대 인터넷 붐으로 인한 벤처·창업 붐이 조성됐고, 농식품 벤처·창업에 대한 열망도 커져 갔다. 하지만 ‘닷컴 버블’로 인해 창업의 열기가 크게 식고, 창업 실패의 후유증을 경험하면서 벤처·창업에 대한 관심도 줄어든 게 사실이다.

농식품 분야의 벤처·창업은 농업의 미래 성장 산업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동력으로 부상한 지 오래됐다. 그러나 농업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에 대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지원이 크지 않고, 벤처 캐피탈에 의한 투자 유치율도 낮아 농식품 벤처·창업은 현재 기대보다 활성화되지 못하고 약간 주춤한 상태라고 생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농식품 분야 벤처·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월 ‘농식품 벤처 창업 현황 및 정책적 제언 전문가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에서는 농식품 벤처기업들의 성장에 걸림돌이 뭔지, 발전 방향을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도출됐다. 그리고 농업과 타 산업의 기술을 접목한 사업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농산업 발전을 위해서 매우 흥미로운 일이며 미래가 밝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2020년 벤처 육성 기업 선정 결과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정부 16개 부처 90개 창업 지원 사업을 조사한 결과,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 규모가 지난해 73억 원에서 올해 159억 원으로 상당히 증가했고, 농촌진흥청은 농업 실용화 기술 R&D 지원 사업이 추가 발굴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농식품 벤처·창업에 대한 열풍이 다시 불어오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이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는 농식품 벤처·창업에 대한 컨트롤 타워 역할 수행과 농식품 벤처에 특화된 벤처 창업 지원을 위해 2015년 6월 전남농식품벤처창업센터(전남A+센터)를 설치했다. 그 후 현재까지 전국에 7개(서울·경기·세종·강원·전남·경북·부산) 농식품벤처창업센터를 열고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도와 전북도, 광주시, 제주도를 관할하고 있는 전남농식품벤처창업센터는 올해 53개 벤처 육성 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신선하고 톡톡 튀는 사업 아이템으로 무장한 전도유망한 벤처 기업들이 향후 유니콘 기업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과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 드린다. 지금부터라도 농식품 벤처·창업 열풍이 다시 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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