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이전 TF에 거는 상생의 기대
2020년 05월 11일(월) 00:00

박성수 미래남도연구원장·전남대 명예교수

최근 귀가 솔깃한 반가운 뉴스를 접했다. 다름 아닌 광주 군공항 이전을 위해 광주와 전남이 공동으로 태스크 포스(TF)를 만들겠다는 소식이다. 지난 4년 동안 지지부진한 상태에 있는 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니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가뭄에 단비 같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광주와 전남의 상생을 위해 꼭 풀고 가야 할 난제 중의 난제인 이 이슈는 이제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될 당면 과제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잘 아는 바와 같이 광주 군공항 이전 논의는 2013년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시작되었다. 그 이듬해 10월 광주 군공항 이전 건의서가 국방부에 제출되었고, 마침내 2016년 8월 적정 승인을 받았다. 그 후 광주시는 2017년 용역 결과를 가지고 전남의 6곳을 군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압축, 국방부에 선정 요청을 했다. 그러다가 민선 7기가 시작되면서 새로 취임한 시도 수장들은 2018년 8월 광주전남상생발전위원회 첫 모임에서 군공항 이전에 앞서 민간공항을 2021년까지 이전하겠다고 천명하였다.

2007년 11월, 무안국제공항이 국토 서남권의 거점 공항으로 완공된 이후 광주공항과의 통합 논의는 2011년 1월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통합을 위한 실마리는 찾지 못한 채 국내선은 광주공항, 국제선은 무안공항으로 현재까지 따로따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기에 그동안 미루어 왔던 이 숙제를 광주와 전남의 상생을 위해 우선적으로 실행에 옮기겠다는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의 입장 표명은 시도민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을만 했다.

당시 필자가 책임을 맡고 있던 광주전남연구원에서는 2021년이 민간공항의 이전 적기라는 연구 결과를 밝힘으로써 이전 시점의 논거를 뒷받침한 바 있다.

여기서 그 당시 화기애애했던 시도상생발전위원회 회의 장면을 회상해 보자. 새로 바뀐 시장과 지사가 광주 군공항을 전남으로 옮기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다짐하면서 포옹하자 참석자들이 큰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2018년 10월 국방부가 마련한 후보지 사전 설명 과정에서 무안 지역이 완강하게 반대하자 군공항 예비 이전후보지 선정은 한 치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채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기존 군공항 이전 특별법상 공항 이전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동의와 기초지자체장의 신청이 있어야 가능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먼저 이전 사업 설명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초반에 해당 후보지로부터 발목을 잡히게 되고 만 셈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군공항 이전 책임을 지고 있는 국방부는 뒷짐만 진 채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갈수록 갈등이 깊어져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지만, 현행 특별법을 가지고 이전 대상 자치단체를 납득시키는 데는 어려움이 크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는 현재의 광주 군공항 부지를 개발한 수익금 한도 내에서 신공항 건설비를 지원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안고 있다. 그래서 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손보아서라도 특단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이번에 구성되는 군공항 이전 시도 공동 TF는 무엇보다도 이전 후보 지자체가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군공항 이전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시켜 주면서 지역 발전을 위한 파격적인 대안들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제에 시도가 머리를 맞대고 지역 산업단지, 문화관광 등 기본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는 국책 사업을 가져오는 노력을 병행하여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TF가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의 정신을 살리고 수원이나 대구의 군공항 사례를 교훈 삼아 기필코 성사시켜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하면서 기다려 주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전폭적인 지지로 당선된 민주당 일색의 우리 지역 국회의원들에게도 당부하고 싶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군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이 더없이 시급하고 막중한 과제인 만큼 ‘슈퍼 여당’ 의원답게 활약하여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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